검찰, 부실은폐 공적자금 7724억 횡령 기업주등 구속

  • 입력 2002년 11월 20일 18시 11분


대검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본부장 김종빈·金鍾彬 대검 중앙수사부장)는 공적자금 비리에 대한 2차 수사 결과 분식회계 등의 수법으로 수천억∼수백억원씩 대출받아 가로챈 진도 등 4개 부실 기업의 경영주와 임직원 등 33명을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이 가운데 김영진(金永進) 전 진도그룹 회장, 김천만(金千萬) 전 극동건설그룹 대표이사, 손정수(孫正守) 전 흥창 대표이사 등 11명을 구속 기소하고 김용산(金容山) 전 극동건설그룹 회장 등 1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해외 등으로 잠적한 김세중(金世中) 전 국제종합건설 부회장과 정창훈(鄭昌勳) 전 핵심텔레텍 대표이사 등 3명을 수배했다.

▼관련기사▼

- 公자금 비리실태-신종수법

이번에 적발된 기업들이 불법으로 대출받은 돈은 7724억여원, 부실 채무 규모는 2조6000억원에 이른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공적자금 비리 수사 이후 적발된 사범은 87명(구속 38명, 불구속 41명, 8명 수배)으로 늘어났으며, 회수된 공적자금도 397억9800여만원으로 증가했다.

진도그룹 김 전 회장은 93년부터 2년간 연속으로 주력기업인 ㈜진도가 적자가 났는데도 회계 장부를 조작해 한신증권 등에서 3500억원을 대출받고, 95∼99년 컨테이너를 수출한 것처럼 거짓 서류를 꾸며 수출 어음을 할인하는 수법으로 외환은행 등에서 1000억여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다.

극동건설그룹 김 전 대표는 분식회계를 통해 장기신용은행 등 3개 금융기관에서 1218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이 그룹 김 전 회장은 건설현장의 공사비를 과다 계상하는 수법으로 120억원을 빼돌려 별장 관리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흥창의 손 전 대표는 2000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분식회계를 통해 914억원을 불법 대출받고 선형증폭기를 제조해 수출한 것처럼 꾸며 167억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사범 중에는 분식회계와 가짜 수출서류 작성 등 고전적 수법뿐만 아니라 아파트 분양가를 부풀려 담보대출을 받는 수법으로 60억을 대출받아 가로채는 등 각종 신종 수법까지 동원해 금융기관을 부실화한 악덕 업주도 많았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S건설과 M, N사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7개 기업의 경영주가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를 추가로 잡고 이들 회사의 임직원 등 60명을 출국금지시켰다. 검찰은 또 이들 회사 등에 공적자금을 불법 대출해 준 D종금, H여신, K화재 등 3개 금융기관 직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