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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19일 2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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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주시내를 오가는 자전거는 8만 5000여대. 가구당 2대 꼴이지만 농촌지역을 뺀 시내에는 집집마다 서너대씩 있을 정도. 시민의 50%가 자전거로 통학이나 통근, 쇼핑을 한다. 매일 자전거를 타는 시민만 73%나 된다. 상주시는 새마을운동중앙회와 에너지관리공단이 마련한 제1회 자전거타기운동경진대회에서 전북 전주시 경남 진해시 등 자전거 도시들을 제치고 20일 서울에서 대상을 받는다. 전국 400만 자전거 동호인들에게 상주는 이제 한국의 중심(中心)이다.
“어휴, 이제 서울에선 못살죠.” 서울 토박이로 5년전 상주로 내려온 의사 김용환(金容煥·38·이비인후과 전문의)씨는 서울과 상주를 비교해 보라는 물음에 깜짝 놀라듯 이렇게 말했다. 상주에서 살게 된 인연으로 자전거를 타게 됐다는 김씨는 상주삼백MTB(산악자전거)클럽 회장을 맡을 정도로 자전거 매니아로 변신했다.
상주로 공장을 옮긴 코렉스자전거가 생산하는 여성용 자전거의 90%는 상주시의 주부와 여학생이 고객이다. 전남 나주 출신으로 상주에 살고 있는 주부 박순희(朴淳姬·43)씨는 “자전거를 타면 경제적이고 건강에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편리한 게 제일 좋다”며 “자전거 없이 어떻게 사느냐”고 반문했다. 박씨의 집에는 승용차 1대와 자전거 4대가 있다.
94년부터 조성한 자전거 전용도로 64㎞와 함께 내년부터 3년동안 낙동강을 따라 자전거 투어를 할 수 있는 전용도로 70㎞가 조성된다. 지난달에는자전거 박물관이 문을 열어 전국에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올바른 자전거 문화를 위한 자전거 안전학교도 마련됐다. 하지만 상주시가 명실상부 자전거 수도(首都)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자전거 타기에 정말 편리하다’는 느낌이 들도록 다듬어야 할 부분도 많다. 자전거타기운동연합 상주지부장 정윤재(鄭潤在·44)씨는 “자전거를 많이 탄다고해서 꼭 자전거 도시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자전거와 자동차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더 많은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본이나 유럽 등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자전거 교통분담률(현재 2% 선)을 2010년까지 1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김명자(金明子) 환경부 장관은 “환경을 보호해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전거 타기의 생활화”라며 “자전거 전용도로를 구축한 뒤 자전거 이용이 급증한 미국이나 유럽의 사례와 상주시를 연구해 국민들이 편안하게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상주〓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