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윤군, 중고생 자원봉사대회 대상 받아

  • 입력 2002년 9월 15일 18시 02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했을 뿐인데 상을 받고 나니 오히려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13일 서울 중구 장충동2가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회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 시상식에서 장애인과 결손가정을 위해 컴퓨터 교육 및 기증운동을 펼쳐온 공로로 친선대사상을 받은 경기 군포정보산업고 3학년 정성윤군(19·사진).

정군은 자신도 지체장애 2급 소아마비 장애인이지만 몸이 더 불편한 친구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잘 압니다. 일반인보다는 내가 더 잘 도울 수 있을 것 같아 봉사활동을 하게 됐어요.”

정군은 처음 무의탁 장애노인을 돕는 일을 시작했지만 어려움도 많았다. 무엇을 도와줘야 할지를 잘 알면서도 몸이 불편한 나머지 생각만큼 도울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그는 봉사활동 방법을 놓고 고민하다 평소 관심 분야인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해보기로 했다. 장애인들이 정보화에서 소외되고 있어 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면 사회적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장애인 복지시설을 방문해 고장난 컴퓨터를 직접 고쳐주고 이들 기관에서 컴퓨터를 교체할 때면 헌 컴퓨터를 달라고 요청해 장애인에게 30대를 기증하기도 했다.

장애인 복지시설을 방문해 고장난 컴퓨터를 직접 고쳐주기도 했다.

고3수험생이라 대입 준비에 정신없이 바쁜 가운데에서도 주말을 이용해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후배 장애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주고 있다.

정군은 “컴퓨터 관련 학과에 진학해 벤처업체를 창업하는 것이 꿈”이라며 “수익의 1%를 자선기금으로 기부하는 빌 게이츠처럼 어려운 사람을 돕고, 장애인을 고용해 장애인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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