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안써 분위기 엉망” 교수가 대학원생 구타

  • 입력 2002년 9월 10일 18시 32분


대학에 영어강의 열풍이 부는 가운데 수련회에서 영어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교수가 대학원 박사과정 학생들을 구타한 일이 벌어졌다.

10일 광주과학기술원 기전공학과 박사과정 안재삼씨 등 6명의 대학원생은 자신의 지도 교수인 이 모교수가 상습적으로 구타와 폭언을 했다며 청와대 등에 진정서를 냈다.

학생들에 따르면 이 교수는 7월 4일 자신의 실험실 소속 석·박사 과정 학생 8명과 경남 상주해수욕장으로 수련회를 가서 등산와 물놀이를 하면서 일부 학생이 우리말을 쓰자 이를 트집잡아 이날 밤 숙소에서 3명의 박사과정 학생들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배를 때렸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 교수는 전에도 자신이 추천한 벤처기업에 취직하지 않은 대학원생을 20분 동안 뺨을 때리는 등 평소 구타와 폭언이 잦았고, 학생이 교수의 허가 없이 삼성에 입사원서를 내자 이 회사에 뽑지 말라고 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광주과기원 관계자는 "이 교수가 상당 부분 구타 사실을 인정했다"며 "최근 이 교수를 학과장에서 보직 해임했고,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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