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 과로끝 50대 공무원 숨져

  • 입력 2002년 9월 9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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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루사로 인해 큰 피해를 본 경북 김천지역에서 10일째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재해복구작업에 매달려 온 50대 면사무소 직원이 과로로 숨졌다. 9일 오전 2시경 김천시 부항면 어전2리 길에서 부항면사무소 총무계장 허평(許枰·52·부항면 어전2리·사진)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허씨의 부인 강모씨(52)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강씨는 “태풍으로 폭우가 쏟아진 지난달 30일부터 단 하루도 귀가하지 않던 남편이 이날 자정 무렵 전화를 걸어 ‘옷을 갈아입기 위해 집에 잠깐 가겠다’고 말해 기다렸으나 소식이 없어 마을 어귀로 나가보니 남편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동료 공무원들은 “숨진 허 계장은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태풍 피해 집계와 구호물품 접수와 분배, 응급복구 지휘 등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해 왔다”며 안타까워했다.

부항면은 이번 태풍으로 진입 도로가 끊겨 마을 전체가 고립된 뒤 4일에야 통행이 이뤄질 정도로 큰 피해를 보았다.

김천〓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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