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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9월 8일 2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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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가 땅속이 아닌 옆으로 퍼져나가는 낙엽송은 다른 수종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빨라 큰 재목으로 자라지만 뿌리가 깊지 않기 때문에 강풍이 몰아치면 쉽게 쓰러져 ‘도미노현상’을 일으키고 폭우에 떼밀려온 나무들이 주택과 다리 등을 덮쳐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것.
전북도내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무주군 무풍면의 경우 일가족 3명이 숨진 마곡마을 교회 산사태 참사와 인근 마덕, 도마마을의 대규모 씨감자 밭(5만여평) 피해도 낙엽송에서 비롯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조립식 건물인 이 교회는 당시 강풍에 쓰러진 낙엽송이 덮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됐으며 마덕과 도마마을 씨감자 밭도 야산에서 떼밀려온 낙엽송 더미 때문에 폐허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주군 무풍면에는 현재 키 20m, 둘레 1m가 넘는 20∼30년생 낙엽송 3만여 그루가 식재돼 있으며 전북지역 전체에도 약 1000만 그루의 낙엽송이 자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앞서 지난달 초에 발생한 전북 임실지역 물난리도 인근 강진면과 덕치면 야산에서 쓰러져 떼밀려 내려온 낙엽송이 토사와 함께 하천과 마을 배수구를 막아 수해 피해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관계자는 “낙엽송은 성장속도는 빠르나 참나무나 상수리나무처럼 뿌리가 깊지 못해 강풍과 폭우에 쓰러지기 쉬운 수종”이라며 “옆에 있는 다른 나무에 영향을 줘 산사태 피해를 가중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70∼80년대 당시 민둥산을 우선 녹화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성장이 빠른 낙엽송을 많이 심었다”며 “이러한 폐해가 일부 지적돼 90년대 중반부터는 낙엽송을 심지 않고 상수리와 느티나무등 뿌리가 깊은 심근성 수종을 심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도는 이번 태풍으로 낙엽송의 폐해가 드러남에 따라 앞으로 낙엽송에 대한 간벌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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