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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28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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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울대 입시안은 일선 고교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내년에 고2 교과과정 편성과 교과서 주문 등에서 큰 혼란이 우려된다.
▽서울대 입시안 파장〓서울시교육청은 27일 “서울대가 요구하는 과목별 최소 이수단위(수학 20단위, 사회 과학 각각 22단위)는 현실을 반영하지 않아 일선 고교의 혼란만 초래한다”며 “최소 이수단위를 줄이거나 계열별로 지정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서울대에 보냈다.
서울대 입시안에 따르면 고교1년생이 인문계에 지원하려면 내년부터 자연계열 수준의 수학Ⅱ나 미분과 적분 등 심화선택과목을 반드시 1과목 이상 이수하고 물리Ⅰ 화학Ⅰ 생물Ⅰ 지학Ⅰ 등 과학 4과목 이상을 배워야 한다. 자연계열도 사회과목에서 최소 2과목을 이수해야 지원 자격이 있다.
이는 지금보다 인문계는 수학(2단위)과 과학(10단위), 자연계는 사회(8단위) 과목의 부담이 늘어난 것이며 교육과정의 대폭 손질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이미 선택과목을 신청한 학생들이 2학기에 과목 변경을 요구하면 내년도 교과과정 편성과 교과서 주문 등에서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대의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시내 고교는 한 곳도 없어 고교 교육과정은 물론 교원수급 문제도 예상된다”며 “최소 이수단위를 맞추기 위해 수능에 반영되지 않는 선택과목을 구색 맞추기식으로 운영하는 등 교육과정의 파행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입시부담 여전〓교사와 수험생들은 “수능 4개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이 많고 서울대 고려대 등 정시모집에서 교과별 선택과목의 성적을 모두 요구하는 대학이 많아 입시 부담은 여전하다”는 반응이다.
또 서울대가 교과목별 최저 이수단위를 지나치게 높여 상위권 수험생의 입시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지적이다.
부산 용인고 박만제(朴萬濟) 진학부장은 “여러 대학에 응시할 것을 가정하고 수능과 학생부 반영 방법 등을 종합하면 실제로 부담은 줄지 않았다”며 “대학별 입시안 공개가 늦어지는 데다 세부 반영방법이 없어 진로 지도가 어렵다”고 말했다.
▽진로지도 혼란〓일선 고교들은 늦어도 9월 중순까지 내년도 교과과정을 편성하고 교과서를 주문해야 하지만 입시안 공개가 늦어지고 내용도 까다롭고 모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내년 제7차 교육과정의 심화선택과정 시행을 위해 교과과정 편성, 교원 배치, 수준별 이동수업 등을 준비하고 있지만 교원수급난과 예산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입 제도가 바뀌면서 재수할 경우 2005학년도 대입에 응시해야 하는 현 고교2년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학들이 재수생에 대한 구체적인 전형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외국어 영역에서 6단위를 요구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2학년 학생 가운데 4단위만 이수한 경우도 있어 재수할 경우 응시 자체가 불가능하다.
서울 경기고 신남수(申南秀) 교사는 “현재 고2년생이 재수할 경우 선택과목 등을 다시 배워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며 “재수생의 학생부, 수능성적 반영 방법 등에 대한 기준을 빨리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서울대 교과별 최소 이수단위 | ||
| 교과별 최소이수단위 | 계열 | 증감 |
| 수학(20단위) | 인문 | 2단위 증가 |
| 자연 | 8단위 감소 | |
| 사회(22단위) | 인문 | 현행 동일 |
| 자연 | 8단위 증가 | |
| 과학(22단위) | 인문 | 10단위 증가 |
| 자연 | 2단위 감소 | |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박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