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호우 1주일째 3000여명 통신두절

  • 입력 2002년 8월 13일 18시 49분


1주일 이상 계속된 호우로 부산과 경남지역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복구가 제자리걸음이어서 고립되거나 학교 등지로 대피한 1750가구 4900여명의 이재민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13일 현재 나흘째 고립된 경남 김해시 한림면과 함안군 법수면 지역 주민 3000여명은 재해대책본부가 보트로 날라주는 식수와 라면 등의 구호물자에 의존하고 있으나 통신 두절 등으로 생활에 불편이 크다.

경남지역은 이날 오전 30㎜ 안팎의 비가 내리면서 일부 도로가 붕괴돼 국도와 지방도 등 8곳에서 차량통행이 통제됐고 지반이 약한 절개지와 하천제방 등의 추가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나흘째 잠겨있는 4400여㏊의 농경지는 물이 빠지더라도 수확이 어렵게 됐다.

경남도는 공무원과 군인 등 2400여명과 800여대의 장비를 투입해 물이 빠진 곳부터 응급복구를 벌이고 있으나 김해와 함안, 합천 등 침수가 심한 지역은 며칠 더 지나야 본격적인 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도 재해대책본부는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피해 농가에 가을 배추나 무 등을 대신 파종하도록 지원하는 대파(代播) 비용은 실제 손실액의 10%에도 못 미친다”며 “농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감안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주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시설채소의 경우 ㏊당 평균 수입이 2400만원 선이지만 대파비용은 210만원에 불과하다.

경남도는 물에 잠긴 기업체에 경영안정자금 등 500억원을 융자하고 수해복구를 위해 19일부터 시작되는 을지연습에서 제외시켜주도록 정부에 요청했다.

한편 부산에서는 이날 오전 1시경 부산 부산진구 범천4동 이모씨(41)의 주택 벽면이 붕괴돼 가족 2명이 대피하는 등 15가구 40여명이 대피했다. 또 낙동강 둔치 700여㏊의 농경지도 물에 잠겨 있다.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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