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분당 백궁지구 학교부지 가격 논란

  • 입력 2002년 8월 7일 17시 48분


“당초 계약대로 조성원가에 매각해야 한다.”

“밑지고 땅을 팔 수는 없고 매입가격으로는 팔아야 한다.”

특혜분양 의혹이 일고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궁정자지구의 파크뷰 아파트단지 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부지 공급가격을 놓고 관련 교육청과 성남시, 토지주인 에이치원개발측이 1년여간에 걸쳐 논란을 벌이고 있다.

백궁정자지구에는 2005년까지 아파트 4200여가구가 들어설 계획인데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가 예정대로 2004년 3월에 개교하지 못할 경우 학생들이 원거리 통학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조성원가 논란〓에이치원개발은 지난해 6월 파크뷰 아파트터(3만9000평) 중 분당구 정자동 6 일대 8000평을 정자초등학교(36학급)와 백궁고등학교(36학급)터로 성남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에 각각 공급하는 조건으로 성남시로부터 1800여가구의 파크뷰 아파트 신축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허가 당시 조건으로 명시된 ‘학교부지에 대하여는 토지공사 및 경기도교육청 성남시교육청과 협의하여 조성원가에 공급한다’는 조항을 놓고 견해가 달라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관련 교육청과 에이치원개발측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도교육청 등은 ‘토지공사의 조성원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에이치원개발은 ‘시행자 조성원가’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

도교육청 등은 토지공사가 분당을 개발한 1990년대 초의 조성원가인 156억4900여만원에 팔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에이치원개발은 1999년 5월 토지공사로부터 매입한 417억7700여만원에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성남시는 협상이 진척되지 않아 개교 일정에 차질이 우려되자 15일까지 토지공사의 조성원가로 학교터를 공급하지 않을 경우 파크뷰 아파트에 공사중지명령을 내리겠다고 에이치원개발측에 통보했다.

▽양측 주장〓성남시 관계자는 “건축허가 당시 토지공사의 조성원가에 제공하는 데 따른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당초 300%이던 파크뷰 아파트 용적률을 356%로 올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에이치원개발은 “당초 청소년수련관(연건평 2200여평, 총사업비 130억원)을 지어 무상 기부하는 데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가 42.5%, 학교터 제공에 따른 것이 36.5%로 모두 79%의 인센티브를 받아야 하나 성남시가 별다른 이유 없이 56%의 인센티브만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에이치원개발 관계자는 또 “업계 관행상 조성원가라고 하면 아파트사업 시행자의 조성원가를 의미한다”며 “261억원이나 손해를 보고 학교터를 제공하라는 것은 억지”라고 말했다.

성남시가 공사중지명령을 내릴 경우 에에이치원개발은 행정권 남용이라며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어서 이번 논란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남〓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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