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태원일대 서구형 ‘신시가지’로 바꾼다

  • 입력 2002년 8월 1일 17시 58분


서울시는 1일 외국인들의 쇼핑 명소인 용산구 이태원 일대의 상가 건물 지붕과 창문 형태를 이국적인 분위기로 바꾸는 등 선진국형 ‘신(新) 시가지’ 형태로 만들도록 적극 유도키로 했다.

시는 “이태원의 경우 각종 옥외광고물이 난립하고 상가 건물도 개성없이 지어져 ‘관광특구’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건물 및 거리 환경을 대폭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상지역〓이태원동 입구에서 한남동 한강진역까지의 폭 30m, 길이 1.4㎞의 이태원로 주변의 상가 및 거리(11만5973평)가 가로환경개선 대상지역이다.

서울시는 시정개발연구원에 의뢰한 ‘이태원 가로환경 개선 방안’에 대한 결과가 최근 발표됨에 따라 이 기본계획에 따라 규제 위주였던 정비 방침에서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개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우선 이태원 관광특구내 주도로를 상가지역인 A구간(이태원입구∼제일기획)과 식당가와 유흥업소가 밀집한 B구간(제일기획∼한강진역)으로 나눠 각 구간의 특성에 맞게 건물외관 및 옥외광고물 등을 대대적으로 정비할 방침이다.

▽상가건물 외관 개선〓대상지역 건축물 외관의 경우 이국적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지붕을 평면보다는 삼각형이나 사다리꼴, 곡선 형태로 만들고 1, 2층 등 저층에는 보행자가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격자형 창문 설치를 권장할 계획이다.

건물 외관의 색깔은 A구간의 경우 상품 판매를 촉진할 수 있는 연한 녹색이나 갈색 등 밝은 색으로, B구간은 미각을 돋우는 붉은 색, 청색, 회색 등으로 차별화할 예정이다.

시는 건물 신축이나 보수 때 이 같은 개선안을 자발적으로 실시하도록 ‘주민협의회’ 등을 통해 홍보하는 한편 상인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공공기금 융자를 알선해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옥외광고물 개선〓이태원 일대에 각종 업소 간판이 난립해 시각적으로 매우 혼란스럽다는 지적에 따라 시는 업소마다 현재 3개까지 설치할 수 있는 간판을 2개로 줄이기로 하고, 이를 각 업소에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

시는 가로형 간판과 돌출형 간판의 경우 세로 길이를 각각 1m와 1.2m 이내로 제한하고 보행공간이 협소한 A구간에서는 입간판을 가급적 설치하지 않는 방향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또 외국인 관광객들이 각 업소의 업종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업소별로 업종을 표현하는 그림간판을 설치토록 유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의류매장의 경우 간판에 옷을 상징하는 모양을 부착한다는 것.

서울시 관계자는 “지역적 특색을 살리고 친환경적이며 보행자 중심의 거리환경을 만들어 관광특구인 이태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선안을 만들었다”며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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