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이사람/백인기 선양주조 사장

  • 입력 2002년 7월 24일 19시 44분


대전 충남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선양주조 백인기(白仁基·58) 사장은 술에 취하는 게 일이다. 사장으로 부임한 97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부분 취한 상태로 귀가했다.

“소주회사 사장이라는 게 그렇죠. 매일 식당이나 술집에 다니면서 판촉하다보면 안 마실 수 있습니까.”

백 사장이 이 처럼 ‘몸으로 떼우는’데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이른바 자도주(自道酒)인 선양주조의 소주 ‘새찬’이 지역에서 조차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기 때문.

수도권이나 영남 호남권에서는 자도주들이 패자(覇者)로 군림하고 있는 반면 대전 충남은 그렇지 못하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진로의 ‘참이슬’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은 90%.

부산과 대구 등 영남권에서는 자도주가 95%,호남권에서는 보해의 ‘잎새주’가 90%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새찬’의 대전 충남 시장점유율은 55%∼45%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 특히 충남 천안과 아산 등 수도권과 인접한 지역은 30% 안팎에 그치고 있다. 백 사장은 “지난해 선양의 매출액 600여억원 가운데 266억원이 주세로 납부돼 대부분 지방양여금으로 다시 이 지역으로 내려왔다”면서 “대전 충남에서 자도주의 점유율이 80%만 올라간다면 150억원 정도가 추가로 지역에 환원된다”고 말했다.

이왕이면 지역주를 이용해달라는 것.

백 사장은 “식당이나 술집에서 소주를 주문할 때 상표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게 지역을 사랑하는 일”이라며 “건실한 향토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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