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동 “김동신과 난 친구사이 좋은 사람이니 잘 봐줘”

  • 입력 2002년 5월 19일 18시 41분


19일 발매된 시사월간지 ‘신동아’ 6월호에 보도된 ‘북풍(北風)’사건과 관련한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과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상임이사의 구명로비 커넥션 의혹은 다음과 같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K국장은 96년 북풍사건 당시 합참 상황실(지휘 통제실)에서 근무했던 김 모 대령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99년 7월14일과 8월5일 두 차례 김동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을 직접 면담해 사건 관련 내용을 조사했다.

8월5일 육군참모총장 서울사무소에서 이뤄진 두 번째 면담에서 김 총장은 휴가비 명목으로 봉투를 내밀었고, K국장은 김 총장의 강권에 마지못해 이를 받아 청와대 사무실에 보관해뒀다. 봉투엔 10만원짜리 수표 10장이 들어 있었다.

K국장이 8월7일 여름휴가를 떠났고, 그가 휴가 간 사이인 8월10일 사건 제보자인 김 대령이 육군참모총장 직속인 육군중앙범죄수사단(범수단) 수사관들에 의해 연행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범수단은 김 대령의 비위사실을 제보한 익명의 투서를 내세웠다.

김 대령은 나중에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김 총장이 부하들을 시켜 김 대령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범수단 관계자가 김 대령에게 밥을 사주며 “참모총장 앞으로 사죄편지를 쓰면 잘 처리해주겠다”고 제의하기도 했다.

8월16일 휴가에서 돌아온 청와대 K국장은 김 대령 연행사실을 알고, 김성재(金聖在)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게 이를 보고했으며, 김 수석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김 대통령은 “누가 그런 짓을 하느냐”며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즈음부터 김 총장의 정치권 구명로비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8월 하순 청와대 K국장은 여권 실세 K의원으로부터 “육군참모총장 조사한다며?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K국장은 또 이수동씨로부터도 여러 차례 만나자는 전화를 받았다. 두 사람은 9월1일 한정식집에서 만나 식사를 함께했다. 이씨는 “김동신과 나는 친구사이여. 김동신 참 괜찮은 사람이니 잘 봐줘”라고 말했다. 99년 9월 대통령민정수석실은 김 대통령에게 북풍사건에 대한 조사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올렸다. 보고서에는 96년 4월 북풍사건 당시 합참작전본부장이었던 김동신 총장은 청와대 고위관계자로부터 북한군의 판문점 무력시위 사태를 언론에 적극 홍보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를 충실히 이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99년 9월 대통령민정수석실은 김 대통령에게 북풍사건에 대한 이 같은 조사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올렸다. 보고서에는 96년 4월 북풍사건 당시 합참작전본부장이었던 김동신 총장은 청와대 고위관계자로부터 북한군의 판문점 무력시위 사태를 언론에 적극 홍보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를 충실히 이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조성식 신동아팀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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