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지하철 여승객 마취제 살인

  • 입력 2002년 2월 25일 18시 10분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다룬 외국 소설을 읽고 이를 모방해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성추행하고 마취제를 탄 음료수를 먹여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지하철역 구내에서 술에 취해 귀가하던 여성에게 마취제를 먹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25일 양모씨(29)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24일 오전 11시경 서울지하철 4호선 안산행 전동차 안에서 잠이 든 용모씨(23·간호사)를 부축해 서울지하철 명동역에서 내린 뒤 역 구내 벤치에서 음료수에 마취제를 타서 강제로 먹여 숨지게 한 혐의다.

양씨는 용씨에게 마취제를 먹인 뒤 약 1시간 동안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양씨는 곤충채집가인 주인공이 짝사랑하는 여성을 화공약품으로 마취시켜 납치하는 내용의 소설 ‘컬렉터’를 읽고 2일 약품을 구입해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용씨는 이날 야간 근무 후 새벽까지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신 뒤 오전 9시경 서울 수유역에서 전철을 탔다가 변을 당했다.

양씨는 명동역 구내에서 실신한 용씨를 무릎에 올려놓고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공익 근무요원의 신고로 경찰서에 연행돼 조사받는 과정에서 범행 사실이 드러났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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