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1,2월 4100억 적자…올 예상액 이미 절반 넘어

  • 입력 2002년 2월 20일 18시 27분


올 들어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크게 악화돼 1월 한달간 올해 적자 예상액(7600억원)의 3분의 1에 이르는 2400여억원의 당기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설 연휴로 건강보험급여 지급일이 21일로 다른 달보다 5일 정도 적은 2월에도 줄잡아 1700억원의 당기적자가 예상돼 1∼2월 두 달간의 적자액(4100여억원)이 올해 적자 예상액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월 건강보험 총수입은 1조163억원인 반면 총지출은 1조3607억원으로 2444억원의 당기적자가 발생했다.

올 들어 건보 재정 적자가 예상보다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은 담배부담금 시행과 건강보험료 인상이 모두 지연되면서 올 들어 매달 들어와야 할 건보 수입이 1250억원(담배부담금 550억원, 보험료 700억원)씩 결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담배부담금이 부과될 예정이었던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모두 5800억원(담배부담금 4400억원, 보험료 1400억원)의 수입이 건보재정에 충당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지난해 10월 이후 일반의약품 1400여종의 비급여 전환과 급여일수 365일 제한으로 급여비 지급액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으나 실제로는 당초 예상과 달리 △작년 11월 1조1573억원 △12월 1조1842억원 △올해 1월 1조1989억원으로 오히려 매달 증가한 탓도 있다.

복지부는 당기적자 급증으로 작년에는 2조원선을 넘지 않았던 단기차입금 규모도 크게 늘어나 19일 현재 사상 최고치인 2조3364억원(직장 1조5964억원, 지역 74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복지부는 지난해 7월부터 담배부담금을 거둬 연간 6700억원의 수입을 충당하고 이어 올해부터 건보료를 9% 인상하려고 했지만 담배부담금은 3월부터 부과되고 건보료 인상도 계속 지연돼 현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인상안이 논의되고 있다.

복지부 박하정(朴夏政) 보험정책과장은 “3월부터 담배부담금 수입이 들어오고 조만간 건보료가 인상되면 4월부터는 당기적자 규모가 300억∼500억원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며 “적자규모가 줄지 않으면 금융권으로부터 단기차입을 늘려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2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제3차회의를 열어 올해 건보료 9% 인상안과 의료수가 조정안을 일괄 심의했으나 일부 참석자들이 9% 인상폭이 크다며 반대해 인상안 처리에 난항을 겪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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