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愼承煥씨 李容湖에 돈받은것 김성환씨 신총장에 알린듯"

  • 입력 2002년 2월 18일 07시 41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씨 고교 동창인 김성환(金盛煥)씨가 이용호(李容湖)씨 사건과 관련해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에게 신 전 총장 동생의 금품수수 사실을 알려줬을 것이라는 진술이 나왔다.

‘이용호 게이트’를 재수사중인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은 17일 김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에게서 “김성환씨가 신 전 총장의 동생 신승환(愼承煥)씨의 금품수수 사실을 신 전 총장에게 알려달라는 나의 부탁을 이행했을 것으로 믿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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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진술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용호씨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신 전 총장이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김성환씨와 신 전 총장의 통화 기록과 대검 방문객 자료 등을 정밀 분석한 뒤 이형택씨를 추궁한 끝에 수사중단 압력 청탁과 관련해 이 같은 진술을 받아내고 김성환씨에 대한 재소환 조사를 결정했다.

이형택씨는 최근 특검팀에서 “이철성 KBS 라디오편성부장이 이용호씨 사건에 관해 떠들고 다닌다고 해서 김성환씨를 불러 이 부장의 연루 사실을 알려주고 신 전 총장에게 총장 동생의 금품 수수 사실도 알려달라고 동시에 부탁했다”며 “김성환씨가 그냥 있지 않고 아마 무엇인가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이형택씨의 진술과 기초 조사를 통해 확보한 단서를 토대로 이형택씨와 김성환씨의 진술이 다른 이유와 김성환씨가 이형택씨의 부탁을 묵살했다고 주장한 경위 등을 다시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김성환씨에 대한 소환 조사가 끝난 뒤 신 전 총장을 소환해 이형택씨에게서 수사중단 압력 청탁을 받았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형택씨가 동화은행 후배 허옥석(許玉錫)씨에게서 거액의 현금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이형택씨의 로비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허씨가 1999∼2000년 D투신사 계약직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우체국 예금 1조6000억원을 유치해 성과급 16억여원을 받을 당시 이형택씨에게 현금을 건네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형택씨가 받은 돈이 예금 유치에 대한 대가성인지를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특히 허씨가 2000년 7월 이용호씨를 이형택씨에게 소개한 데다 보물발굴 사업 지분을 보유하고 삼애인더스 해외전환사채(CB)를 팔아 2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챙긴 사실로 미루어 허씨가 이형택씨에게 건넨 돈이 보물발굴 사업 자금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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