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성 국정원 2차장 사의…정현준게이트 금품의혹

  • 입력 2001년 11월 15일 06시 28분


‘정현준(鄭炫埈) 게이트’의 로비창구로 알려진 동방금고 이경자(李京子) 부회장으로부터 1000만원을 수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은성(金銀星) 국가정보원 2차장이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김 차장의 사표는 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진승현 게이트’ 연루의혹을 받았던 김 차장이 정현준 게이트와 관련, 금품수수 의혹까지 받고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처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김 차장이 오늘 신건(辛建) 국가정보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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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일정 때문에 정식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으나 주말경 정식으로 신 국정원장이 김 차장의 사표를 제출하면 김 대통령이 이를 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김 차장의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 지난달 김 차장을 비공식 소환해 조사한 뒤 내사종결했다고 14일 밝혔다.

그러나 검찰이 김 차장을 뒤늦게 서둘러 조사한 뒤 전격적으로 내사종결한 경위와 배경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김 차장 금품수수 의혹의 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차장의 사표가 금명간 수리될 전망임에 따라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에 대한 수사 당시 ‘김 차장에게 1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2000년 9월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2층 커피숍에서 옛 국가안전기획부 출신으로 회사 고문인 강모씨의 소개로 김 차장을 만나 1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동아일보가 9월18일 김형윤(金亨允) 전 국정원 경제단장의 금품수수 사실을 보도한 직후 서울지검 특수2부가 전임 수사팀의 기록에서 김 차장에 관한 진술을 확인해 9월20일부터 수사를 재개했으며 10월 초 김 차장과 강씨, 이 부회장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이 부회장이 단순한 ‘떡값’ 명목의 돈을 줬다고 진술해 대가성을 입증하기 어려운데다 김 차장과 강씨가 이 부회장의 진술 내용을 모두 부인해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평소 알고 지냈던 강씨가 ‘얼굴이나 한번 보자’고 해서 나갔더니 모르는 여자가 앉아 있어 그냥 왔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윤영찬·정위용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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