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상수원 무허가 공장 급증…작년 3배

  • 입력 2001년 11월 14일 18시 20분


최근 들어 한강 등 4대강 상수원 일대에 무허가 공장이 마구잡이로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상수원 일대에서 무허가 공장 535개소를 적발했다. 이는 작년 1∼9월 무허가 공장 적발건수 148건에 비해 4배(261%)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한강 상수원의 경우 올해 9월까지 무허가 공장이 461건 적발돼 작년 같은 기간의 121건보다 2.8배 늘었다.

이는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들과의 마찰을 우려해 단속활동을 느슨히 한 틈을 타 업주들이 한강 상수원 일대에 무허가 공장을 마구 짓고 있기 때문이다.

한강 상수원 환경감시대 정유순(鄭裕淳) 대장은 “최근 한강 상수원에는 소파 장롱 등을 만드는 소규모 공장이 밤새 만들어지곤 한다”며 “이곳 공장주들은 단속이 나오면 곧바로 인근지역으로 옮겨 공장을 다시 세운다”고 실태를 전했다.

이들 무허가 공장은 원료로 페인트를 주로 사용하고 폐기물을 무단소각해 대기오염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 오염물질은 빗물 등을 타고 상수원 수질마저 오염시키고 있다.

정 대장은 또 “일부 음식점 러브호텔 등은 방류수질기준을 지키지 않거나 정화시설을 가동하지 않고 폐수 등을 그냥 흘려보내 상수원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환경부는 환경감시대가 올해 3·4분기(7∼9월)에 4대강 상수원 일대의 6225곳의 수질 오염원을 단속한 결과 747곳의 위반업체를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위반업체 248곳보다 3배(201%) 늘어난 것이다.

환경부는 “내년에는 각종 선거가 예정돼 있어 지자체가 상수원 오염원 단속활동을 등한히 할 것이 우려된다”며 “환경감시대는 물론 특별단속 등을 통해 감시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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