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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26일 0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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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李會昌) 총재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50여명은 25일 오후 8시경부터 서울 여의도 당사 4층의 선거상황실에서 개표결과가 자막을 통해 실시간 중계된 TV화면을 지켜봤다.
개표 초반 부재자투표 개표결과 세 곳 모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던 당직자들은 오후 8시반경부터 세 후보가 모두 선두로 나서자 일제히 환호했다. 이 총재도 즐거워했으나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결과를 앞질러 예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표정 관리에 애쓰는 모습이었다.
당락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 오후 9시반경 이 총재는 세 곳의 선거사무실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수고했다”며 당원들을 격려한 뒤 귀가했다. 상황실에 남은 10여명의 당직자들은 “이번에 당선된 사람들은 금배지를 거저 주운 거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서로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 야당이 잘해서라기보다 무도한 현 정권의 잘못을 바로잡으라는 채찍질로 안다”며 “과반수에 가까운 의석을 보유한 제1당으로서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데 최우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을과 강원 강릉 두 곳에 후보를 냈던 자민련은 애초부터 당선을 기대하지 않은 탓인지 대부분의 당직자들이 일찌감치 퇴근, 서울 마포 당사는 썰렁한 분위기였다. 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은 “야당 후보가 모두 승리한 것은 현 정권의 총체적인 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질책이 반영된 것”이라고 논평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