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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8월 6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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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과정〓공항공사는 유휴지 122만평을 민자로 개발하기 위해 올 3월 모집 공고를 내고 6월22일까지 6개 컨소시엄으로부터 사업계획서를 접수했다. 심사 결과 △건설 기간 △토지 사용기간 △대출확약서 △사업이행보증계획서 등을 심사해 지난달 9일 원익, 에어포트72, 쓰리케이건설이 기본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달 21일까지 사업계획서 평가 심의가 이뤄졌다. 강동석(姜東錫)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원익이 1위로 나왔다는 중간 보고를 접하고 수익 증대를 위해 평가기준 변경과 재심의를 요구했다. 이상호(李相虎) 전 개발사업단장은 “평가기준이 3개월 전 공시된 것이어서 변경이 불가능하다”며 거부했다. 재심의가 이뤄졌지만 평가기준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는 같았다.
강 사장은 “토지 사용료가 공사가 부담할 토지 관련 세금에도 못 미치는 회사를 선정할 수 없다”면서 지난달 28일 또 한번의 재심의를 요청했다. 강 사장은 평가단의 법률적 지위에 대한 법률적 자문을 통해 평가단 의견을 백지화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공기업에서 시행하는 사업은 정부 사업에 준한 사업이므로 평가단이 법적 효력을 갖는다”는 변호사의 해석을 들었다.
결국 지난달 30일 평가단의 심의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원익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선정 기준〓재무능력(250점), 건설계획(200점), 관리 운영계획(150점), 공익성 및 창의성(300점), 품질 계획(100점) 등 5개 항목(만점 1000점)에 걸쳐 심사했다. 선정 작업은 민관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맡았다.
논란의 대상이 된 항목은 ‘공익성 및 창의성’ 부문에 포함돼 있는 토지사용료 부분. 이번 경우 공사의 유일한 수입원이 되는 토지사용료에 대한 배점이 100점(10%)밖에 되지 않아 이를 높게 써낸 에어포트72 컨소시엄이 떨어진 결정적 요인이 됐다. 심사 결과 원익은 1000점 만점에 845.1점을, 에어포트72는 807.4점을 받았다. 토지사용료 점수는 원익이 83.3점, 에어포트72는 95.3점이었다.
이 전 단장은 “공사가 이전에 민자사업으로 추진했던 쇼핑몰이나 호텔 등이 자본 유치가 되지 않아 무산된 경우가 많아 사업 수행능력 쪽에 주안점을 둔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사업권 누가 경쟁했나▼
인천국제공항 주변 유휴지 개발사업권을 놓고 당초 원익컨소시엄, 에어포트72컨소시엄, 임광토건, 쿠키어드벤처컨소시엄, 3K건설컨소시엄, 허브클럽컨소시엄이 경쟁했다.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원익컨소시엄에는 반도체장비제조업체인 ㈜원익이 51%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두림T&C(15%) 로지트코퍼레이션(15%) 호라이즌캐피탈(10%) 삼성물산(9%·건설부문)이 투자업체로 돼 있다. 두림T&C는 화공약품제조, 로지트코퍼레이션은 건축자재, 호라이즌캐피탈은 부실채권정리를 맡고 있는 기업이다.
2순위로 고배를 마신 ‘에어포트72’는 정권 핵심인사의 인척이 사장으로 있는 곳 등 6개 업체로 구성돼 있다. 스포츠서울21이 32%로 최대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에이스회원권거래소(30%) 모보IPC(13%) 생보부동산신탁(10%), 천룡종합개발(9%), 빅토리아스포츠(6%)로 구성돼 있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는 골프, 콘도 회원권 거래와 골프다이제스트 발행을 하고 있으며 모보IPC는 정보기술업체, 생보부동산신탁은 국유지신탁관리회사다. 천룡종합개발은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빅토리아스포츠는 일본의 골프용품 유통업체다.
임광토건은 건설기간이 3개월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나머지 업체는 서류부적격으로 각각 탈락했다.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