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부장관 차량에 '계란세례'

  • 입력 2001년 5월 10일 10시 23분


미대사관 앞으로 가기위해 도로로 뛰어든 대책위 회원들
미대사관 앞으로 가기위해 도로로 뛰어든 대책위 회원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 방침과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 일행의 방한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틀째 계속됐다.

특히 `NMD·TMD저지와 평화실현 공동대책위' 소속 회원들은 아미티지 부장관 숙소, 국방부, 미대사관 등 아미티지 부장관 일행이 가는 곳마다 따라 다니며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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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티지 방한반대'시위 첫날

10일 오전 7시15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호텔 정문앞에서 대책위 소속 5명이 아미티지 부장관 일행의 차량에 계란 4개를 던져 이중 2개가 차량 왼쪽 전조등과 앞바퀴에 맞았다.

대책위 김길섭 국장 등 5명은 "아미티지 부장관의 방한은 미사일 방어체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참여를 강요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은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을 즉각 중단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김 국장 등 계란투척 시위자 5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원 연행, 계란을 던지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문정현 신부, 홍근수 목사를 비롯한 대책위 회원 20여명은 오전 8시 20분경 국방부 정문과, 후문으로 자리를 옮겨 아미티지 방한 반대 시위에 들어갔다.

이들은 오전 8시 30분경 자신들을 에워싼 경찰병력 500여명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시위대들은 경찰에 둘러싸여 아미티지 부장관 일행의 국방부 출입을 제지하거나 반대의사를 표명하지 못했다.

대책위 회원 30여명은 이날 오후 미대사관을 둘러싸는 시위를 벌이기 위해 미대사관쪽으로 행진하다 저지하는 경찰과 대치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1인 시위자들이 20M 이상 간격을 두면 집시법에 저촉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으로 시위자들의 행동을 막고 있다"며 경찰들에게 항의했다.



서울 세종로 미대사관 앞길에 누워 농성을 벌이고 있는 문정현 신부와 오영자씨

전국농민회 정광훈 의장은 미대사관앞에서 'MD 반대' '아미티지 고 홈'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벌였다.

특히 문신부와 유가족협의회 오영자씨(61)가 '무기강매 미국 반대'란 피켓을 들고 세종로 차도에서 농성을 벌이는 바람에 이 일대 교통이 큰 혼잡을 빚었다.

◀도로위 농성을 마치고 세종로 중앙화단의 나무 위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는 문정현 신부

도로를 점거하고 있던 문신부는 세종로 중앙 화단 나무 위로 올라가 미국의 MD 정책을 비난하며 농성을 벌였다.

한편 경찰은 아미티지 부장관이 미 대사관을 빠져나간 후 대책위 대표들의 항의서한 전달을 허용했으며, 오후 4시경 자주통일협의회 소속 홍동길, 이경아씨는 대사관 직원을 통해 "부시 미 대통령이 시대 역행적인 미사일체제 구축을 포기하고 인류평화 실현의 대의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학생 30여명을 비롯한 대책위 회원들은 오후 4시 40분경 항의서한을 전달한 대표들이 밖으로 나오자 모두 자진해산했다.

최건일/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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