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항명파동 2주년 "정치검사 물러나라”

입력 2001-01-27 18:36수정 2009-09-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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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역사상 최초의 ‘항명(抗命)파동’이 27일 2주년을 맞았다. 2년 전 이날 심재륜(沈在淪) 대구고검장은 대전법조비리사건 수사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하며 “정치검사 퇴진하라”며 검찰수뇌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검찰은 그 후 소장검사 집단서명과 옷로비 의혹사건, 조폐공사 파업유도발언 사태 등에 휘말려 고전하다 그 해 말 특별검사까지 맞이하는 치욕을 겪었다.

2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일선 검사들은 당시 사건 주역들의 행로와 처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더욱 쓸쓸해진다고 말한다.

성명서 발표 직후 면직돼 불명예 퇴진했던 심 전고검장은 지난해 8월 면직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이긴 뒤 대법원의 최종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27일 저녁 검찰 재직시 자주 드나들던 서울 여의도의 ‘허름한 술집’에서 후배 검사들과 만나 2년 전의 일을 회고했다.

전별금을 몇 차례 받았다는 이유로 퇴진을 강요당했던 최병국(崔炳國) 당시 전주지검장. 사퇴 당시 ‘도덕경’과 ‘춘추전’의 경구를 인용, “하늘이 악한 자를 벌하지 않는 것은 그 흉악함을 기르게 하여 더 큰 벌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던 그는 지난해 4·13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봄날 벚꽃처럼 사라지겠다”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떠났던 윤동민(尹東旻) 당시 법무부 보호국장은 국내 최대 법률회사인 ‘김&장’의 변호사로 활약중이다.

반면 당시 검찰수뇌부는 잇따라 수난을 겪었다. 김태정(金泰政) 당시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에까지 올랐다가 그해 말 옷로비 사건에 관한 사직동팀 내사보고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해 초 보석으로 석방된 그는 사이버 로펌인 ‘로시콤’을 설립해 대표로 있다.

당시 대검차장으로 심 전고검장의 성명서 발표를 강하게 비판했던 이원성(李源性)씨는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으나 그해 11월 건강이 악화돼 입원했으며 요즘도 한방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한 간부검사는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을 절감한다”고 평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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