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서 운보 김기창화백 영결식 열려

  • 입력 2001년 1월 27일 18시 30분


23일 타계한 운보 김기창(雲甫 金基昶)화백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은 김수환(金壽煥)추기경이 집전한 장례미사와 ‘운보 김기창 화백 예술인장 장례위원회(위원장 구상·具常·시인)’가 주관한 예술인장의 순서로 한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 운보 김기창 화백 장례식 사진모음

김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고인은 극한 상황과 시련 속에서도 자포자기와 좌절의 유혹을 끝내 이겨낸 인간 승리자였다”고 말했다.

구상 시인은 “명동성당 앞 커피숍에서 서로 농을 즐기다가 명동성당 미사에 함께 참석하곤 했다”고 회고하면서 “운보를 만날 때면 그의 순수한 마음이 나의 모든 가식을 말끔히 씻어주었다”고 추모했다.

그는 이어 “하늘의 섭리런가 청각을 잃으시고/…/가시매 그 예술 그 인품 더 기리고 그리네”라는 조시(弔詩)를 운보 영전에 바쳤다.

이날 미사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수화로 통역되기도 했다. 영결식 마지막에 김 추기경은 고별성가의 합창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유해에 성수와 향을 뿌리며 영생을 기원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아들 완(完·52)씨와 막내딸 아나윔 수녀(45) 등 유족과 문화예술계 인사, 신도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유해는 이날 오후 충북 청원군 내수읍 형동리 ‘운보의 집’ 뒷산에 부인 우향 박래현(雨鄕 朴崍賢·76년 작고)화백의 묘와 합장됐다. 유족과 제자 등 5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운보는 생전에 그토록 그리워하던 부인의 곁에 묻혔다.

<윤정국기자·청주〓지명훈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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