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銀 불법대출]李부행장이 밝힌 朴장관과 통화내용

  • 입력 2000년 9월 3일 23시 04분


이수길(李洙吉) 한빛은행 부행장이 지난해 3∼5월 당시 대통령 공보수석이던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과 나눈 3차례의 전화통화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이부행장에 따르면 3차례 모두 박수석이 전화를 걸어온 것으로 첫 전화는 언론사 회장의 거취와 관련한 소문 확인. 박수석은 한빛은행이 워크아웃 기업의 대표가 경영하는 모 영자지 회장을 교체하려고 한다는데 사실인지를 물었다는 것. 이부행장은 “‘언론사 회장 교체는 주주들의 문제로 아는 바 없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전화는 청와대 실세 수석의 전화로 보기엔 너무나 ‘사소한’ 내용. 박수석이 “한빛은행의 자회사에 1년 계약으로 있는 직원의 계약 경신을 선처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세 번째 전화에서 박수석은 한빛은행과 거래하는 모 기업의 사외이사에 자신이 소개하는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이부행장은 전했다. 이부행장은 “여러 곳에서 비슷한 부탁을 많이 받기 때문에 처리 결과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수석과 이부행장 간의 관계에 대해 이부행장은 “은행장 대신 참석한 한 만찬 석상에서 먼 발치에서 한번 봤을 뿐 일면식도 없다”고 밝혔다. 이부행장은 한광옥(韓光玉)대통령 비서실장의 외사촌 동생이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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