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점자블록없어 위험" 시각장애인의 불편

  • 입력 2000년 4월 19일 23시 40분


“30년 가까이 감각을 익혔지만 학교 안에서 조차 혼자 다니려면 아직 엄두가 안나요.”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8시 반경 충북 청주시 우암동 청주대 중문. 이 학교 음악교육과 3학년인 시각장애인 황선경(黃善京·28·여)씨는 한 학생의 도움을 받아 계단을 오른 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같이 말했다.

황씨는 올 2월 한성신학대를 나와 이 학교에 편입학하는 과정에서 학교측이 원서 접수를 거부하자 고소했다. 그러자 학교측은 편입학을 허가하는 조건으로 고소 취하와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어도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동의서를 요구해 논란을 빚었었다.

황씨는 “최소한 계단이 시작되는 아래 위에라도 점자 보도블록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학교는 나은 편. 캠퍼스를 나서면 더욱 위험한 세상이 그를 맞는다.

그는 “횡단보도에는 신호음 장치가 설치돼 있지만 주변에 점자 보도블록이 없어 어디가 횡단보도인지 알 수 없고 공공기관이나 아파트의 엘리베이터에 점자 버튼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청주〓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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