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운전예절]전철우/얌체주차로 車 못빼…

  • 입력 2000년 3월 27일 20시 12분


89년 당시 동독에서 유학 중이던 내가 귀순해 서울 생활을 한지도 10년이 지났다. 지금은 방송활동과 ‘전철우의 평양냉면’이란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처음 5년간은 주로 독일어 통역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을 했다.

평양시내에는 차도 많지 않지만 모든 교통신호를 순경이 수신호로 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교통신호를 위반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자동차가 많은 서울에서는 사고도 많고 다툼도 많다. 특히 좁은 도로에서의 주차문제는 심각하다. 주차예절을 조금만 지킨다면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은 줄어들텐데….

몇 년 전 독일에서 온 토목전문가 2명을 모시고 경기 시흥에 갔을 때의 일이다. 기계공구업체에 들러 도로공사와 관련한 기술이전 상담을 마치고 나와 보니 누군가 우리가 타고 온 승용차 바로 뒤에 주차를 해 놓아 차를 뺄 수가 없는 게 아닌가. 운전자의 연락처를 적은 메모도 없어 40여분간 발을 동동 구르며 애를 태워야 했다.

독일 손님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기술이전을 받는 한국인 사장과 통역인 나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들지 못한 채 차 주인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다.

요즘 내가 운영하는 식당 주차장에서도 곧잘 이런 일이 일어난다. 주차관리원에게 말도 하지 않은 채 얌체 주차를 하는 차량 때문에 다른 차들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만의 편의를 생각하는 운전습관은 다른 사람에게 큰 피해를 줄 수가 있다. 도로나 주차장 등에서 임시 주차를 할 때는 꼭 연락처를 적어두는 예절을 지켜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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