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벤처야"…벤처밸리 인근호텔 月수십건 행사바빠

  • 입력 2000년 3월 6일 19시 29분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일대 호텔들이 벤처 특수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이 참석하는 벤처 기업설명회(IR)가 호텔마다 한창이다.

서울벤처밸리(테헤란밸리) 복판에 위치한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의 경우 기업 관련 행사가 지난해 1, 2월의 경우 110여건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150여건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45건에 이르는 벤처기업 IR가 늘어난 행사의 대부분을 차지. 3월 예약분도 벌써 30건을 넘는다.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도 올해 1, 2월 벤처기업 관련 행사만 60여건을 유치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 지난해 11월 개장한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역시 30여건의 행사를 치렀다. 서울벤처밸리 외곽에 위치한 리츠칼튼호텔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해 1, 2월 5, 6건에 불과했던 기업 관련 행사가 올해는 30여건으로 6배 가량 늘었다.

이런 현상은 벤처기업들이 투자 유치에 따라 자신들의 성패가 엇갈리면서 잠재 역량을 최대한 알리기 위해 IR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

르네상스호텔 연회판촉부 김영수과장(41)은 “벤처 사람들은 시스템과 서비스의 질만 따지지 가격을 깎는 법이 없다”며 “덕분에 올해 1, 2월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80%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벤처 기업설명회에는 자신들의 기술력을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각종 음향 조명시설은 기본이고 초고속 서버와 레이저 빔 등 각종 첨단 장비가 총동원된다.

이 때문에 호텔들도 첨단 시스템 설치 경쟁이 불붙고 있다.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은 올해부터 모뎀이나 랜카드 없는 노트북도 호텔 랜망을 통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넷포트 시스템’을 가동중이다. 리츠칼튼호텔도 이달 중 홍콩의 인터넷접속시스템 개발업체 아이퀘스트사와 기술 계약을 통해 인터넷 접속 속도가 기존 서비스보다 175배나 빠르다는 초고속광대역 인터넷접속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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