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준비중 박경식씨, 징역1년 법정구속

  • 입력 2000년 1월 13일 19시 56분


97년 봄 국회 청문회 등에서 당시 김영삼(金泳三)대통령 차남 현철(賢哲)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세상에 알렸던 비뇨기과 전문의 박경식(朴慶植·47)씨가 13일 법정구속됐다.

박씨는 자민련의 서울 마포을 조직책으로 임명돼 총선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서울지법 동부지원 형사3단독 여상원(呂相源)판사는 이날 의료기 제조업체인 ㈜메디슨(대표 이민화·李民和)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징역 3년이 구형된 박씨에게 징역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여판사는 “박피고인이 96년 10월부터 97년 4월까지 ‘메디슨이 현철씨 등의 도움으로 100억원의 특혜금융을 지원받아 급성장했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유포해 메디슨측에 정신적 재산적 손해를 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여판사는 “사회적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피고인이 반성의 빛이 전혀 없어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씨의 가족과 변호인은 “재판에 성실히 참여하며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으려고 준비 중이던 박씨에게 ‘정치적 사형 선고’를 내린 것”이라며 반발했다.

박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서울 마포에 사무실을 내고 선거를 준비해 왔다. 마포을은 청문회에서 박씨에게 반말을 했다가 “의사 박경식이 국회의원보다 못합니까”라는 박씨의 거센 항의를 받았던 박주천(朴柱千·한나라당)의원의 지역구. 박씨는 최근 “박의원과 청문회에서 못다 한 승부를 총선에서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씨측은 이날 ‘법정 구속’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 박씨의 비서진은 “즉각 항소하고 보석을 신청하는 등 모든 법적 대응을 다해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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