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탈세수사]趙회장일가 비자금규모-사용처 집중조사

  • 입력 1999년 11월 1일 19시 07분


한진그룹 탈세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신광옥·辛光玉검사장)는 1일 이 그룹 조중훈(趙重勳)회장 일가가 해외에서 조성한 리베이트를 국내로 들여온 뒤 그 일부를 비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지난달 말경 정석기업과 한불종금 등 한진그룹 계열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뒤 조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규모와 사용처를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또 한진그룹 거래은행인 외환은행과 한빛은행의 관련 계좌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외국 항공사와의 거래에서 리베이트를 국내에 반입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관계자들은 “국세청이 고발하지 않은 한진그룹 계열사들에도 비정상적인 자금이 흘러들어간 사실을 포착하고 이 자금이 비자금조성 또는 탈세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계열사들이 조회장 일가의 비자금을 은닉 관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한진그룹 비서실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날 대한항공 및 한진해운 간부 5∼6명을 불러 조회장와 회사 고위층이 탈세와 비자금조성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았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국세청이 고발한 조세포탈액 684억원에 대해서는 대부분 사실 확인작업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초 조회장과 조양호(趙亮鎬)대한항공회장 등 주요 피의자를 차례로 소환할 방침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들은 그러나 “자금사정이 악화돼 외화를 급하게 들여온 적은 있으나 외국항공사로부터 리베이트를 현금으로 받지는 않았다”며 조회장 일가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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