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原電사고 축소-은폐 의혹…20시간 지난후 알려

  • 입력 1999년 10월 6일 19시 47분


한전이 ‘원전사고 정보공개지침’을 무시하고 월성원전 사고를 축소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과학기술부와 한전은 원전사고시 주민안전 등을 위해 사고등급에 따라 최단 30분에서 24시간 이내에 정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월성원전의 중수(重水)유출사고가 발생한 것은 4일 오후7시경. 그러나 현지 과기부 주재관이 이를 파악해 본부에 알린 것은 사고발생 20시간이 지난 5일 오후5시20분이었다.

한전 본사에도 이 무렵에야 사고가 보고됐다. 박용택(朴用澤)부사장은 “5일 저녁 영광원전에서 국정감사가 끝난후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과기부가 이 사실을 언론사에 보도자료로 돌린 것은 이보다 3시간이 지난 오후8시40분. 방사능 피폭자까지 발생한 중대한 원전사고가 사고발생 만 하루가 넘은 후에야 국민에게 공개된 것이다.

사고당일의 업무일지에도 중수유출사실이 적혀 있지 않았다. 한전은 사고발생 28시간이 지난 5일 오후11시경에야 자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고내용을 올려놓았다.

한전측은 이번 사고의 원인이 매년 한번씩 하는 원전의 예방점검작업중 원자로 건물내 감속재 펌프를 해체하다가 중수유출을 막아주는 부품(O링)에 결함이 생겨 중수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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