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주가조작]검찰, 이익치회장 이르면 9일 영장

  • 입력 1999년 9월 8일 19시 24분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훈규·李勳圭)는 8일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 당시 현대증권이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의 실무자들에게 위증을 유도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임양운(林梁云)서울지검3차장 검사는 이날 현대중공업 김형벽(金炯璧)회장과 현대상선 박세용(朴世勇)회장에 대한 소환조사에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 박회장은 검찰조사에서 “우리는 영문도 모르고 금감원에 의해 고발됐다”며 “고발된 직후 금감원 조사를 받은 실무자들을 상대로 확인을 해봤더니 실무자들이 현대증권의 ‘코치’에 따라 증권은 빠지게 하고 중공업과 상선이 독자적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처럼 진술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는 것.

당시 실무자들은 현대증권이 “증권은 빠지고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이 알아서 현대전자 주식에 투자한 것처럼 하면 두 회사는 일단 형사고발은 당하겠지만 혐의가 없는 만큼 검찰수사에서도 문제될 것이 없어 모두 빠져 나갈 수 있다”고 해 그렇게 진술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현대증권이 조직적으로 금감원의 조사를 방해했는지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거짓진술을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지시했는지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7일 소환된 현대증권 이익치(李益治)회장에 대해 이틀째 조사를 벌였다.

이회장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이 현대전자 주식을 사는 것 자체도 몰랐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고 검찰이 전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회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다른 증거와 진술로 이회장의 혐의가 확인돼 9일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박세용회장은 현대상선의 주식매입 등은 밑에서 알아 전결처리했으며 주가조작과 관련한 보고는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김, 박회장을 8일 조사를 마치고 귀가시켰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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