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요직 人事바람에 '술렁'…20일경 검사장급 인사

  • 입력 1999년 8월 10일 18시 46분


검찰에 다시 인사바람이 불고 있다. 법무부는 20일경 검사장급 인사를 하고 이어 25, 26일경 평검사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6월 고급 옷 로비의혹 사건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검찰간부 인사를 단행해 이번에는 평검사 인사만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6월 인사가 전임 김태정(金泰政)장관에 의해 이뤄진 탓에 김정길(金正吉)장관이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대전고검장 자리를 메우는 명분으로 소폭의 검사장 인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폭은 작지만 인사대상으로 거론되는 자리가 검찰의 핵심요직으로 꼽히는 검찰국장과 대검 중수부장 등이어서 검찰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국장은 검찰의 인사와 예산을 책임지는 자리고 중수부장은 사정(司正)수사의 사령탑이다.

공석인 대전고검장에는 사시 11회인 김영철(金永喆)부산지검장의 승진이 거의 확정된 상태. 문제는 후임 부산지검장이 누가 되느냐는 것. 한부환(韓富煥·사시12회)법무부 검찰국장과 이종찬(李鍾燦·사시12회)대검 중수부장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장이 옮겨갈 경우 후임 검찰국장에는 사시 동기인 신광옥(辛光玉)대구지검장이 발탁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구지검장에는 이중수부장이 옮겨가고 중수부장은 김대웅(金大雄·13회)대검 강력부장이 맡을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강력부장은 정충수(鄭忠秀·13회)법무부 보호국장이, 보호국장에는 이범관(李範官·14회)법무부 기획관리실장이 옮겨가고 기획관리실장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파견됐다가 법무연수원으로 복귀한 박종렬(朴淙烈·사시15회)검사가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이어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럴 경우 검찰의 ‘실세’로 알려진 신승남(愼承男)대검차장을 비롯해 검찰국장과 중수부장 그리고 하나 남은 검사장 승진자리를 모두 호남 출신이 차지한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도 있어 수뇌부가 이번 인사의 폭을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중수부장은 그냥 두고 대구지검장을 제삼의 인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어떤 경우든 이번 인사로 검찰은 김정길장관의 친정체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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