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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4일 2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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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하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국가체제 최고의 위기상황을 100(내란)으로 보고 국민이 체감하는 위기 정도를 수치화하는 측정법을 개발해 조사한 결과 5월 현재 우리 사회의 총체적 위기수준은 70.2로 나타났다. 폭동이 우려되는 ‘심각한 위기’(81 이상)에 근접했던 지난해의 79.4에 비해 낮아졌지만 여전히 ‘위기’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사회위기 수준 측정은 국가정보원의 의뢰로 이뤄졌으며 동아일보는 조사결과가 담긴 ‘사회위기지표 개발 및 위기수준 측정’ 보고서를 단독입수했다.
조사는 부패 및 정책불신, 생활 불안정, 사회 갈등, 가족 불안정, 불투명한 장래성, 보건복지수준 등 총9개 분야 41개 세부항목에 걸쳐 이뤄졌다.
분야별로는 ‘가족 불안정’이 78.5로 가장 심각한 위기요인으로 조사됐다. 이혼율이 20%가 넘을 정도로 상승하고 있으며 아동유기 가출 가정폭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 불안정’의 경우 98년 ‘심각한 위기’(89.3)에서 내려가긴 했으나 실제로는 자살자수의 감소 외에는 개선된 것이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불투명한 장래’ 분야는 75.3으로 위기수준 2위였다. 비행학생이 늘고 있는데다가 대졸 취업률과 신분상승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또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적은 점도 지적됐다.
부패지수, 공무원 범죄 건수, 행정소송 건수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부패 및 정책불신’ 분야의 경우 71.6으로 ‘가족 불안정’ ‘불투명한 장래’와 함께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3대 요인’의 하나로 꼽혔다. 지난해 위기 한계점인 100.0으로 분석된 이 분야는 사회위기 수준 측정에서 가장 비중이 큰 부문의 하나다.
‘생활 불안정’ 분야에서는 실업률, 임금이 오르지 않는 데 따른 고통지수 상승, 부동산투기 조짐에 따른 주거비 상승 항목에서 ‘심각한 위기’로 분석됐다.
‘사회 갈등’의 경우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인식하는 국민의 비율이 크게 낮아지는 현상이 심각하게 꼽혔고 소득 집중과 시위 증가도 주요 변수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지역격차의 경우 ‘보통’으로 분류했으나 ‘이는 경제위기로 영남지역의 실업률과 어음부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호남과의 격차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분석 대상 9개 분야 중 7개 분야가 ‘비교적 위기’였다. 전반적으로 위기지수가 IMF체제 직후인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사회 갈등, 보건복지 수준, 개인적 불안전의 3개 분야는 오히려 올라갔다.
특히 41개 세부항목 중 ‘체제의 안전’과 직결되는 부패지수, 고통지수, 영호남 지역격차, 주관적 중산층 인식도, 자살자수, 불경기체감지수, 소득집중도, 대졸자미취업률, 강력범죄비율, 노동쟁의 발생건수, 유기아동수, 마약사범수 등 12개 핵심항목을 추려 재분석한 결과 위기지수는 전체평균보다 높은 74.6으로 나타났다.
2000년에도 ‘비교적 위기’ 상황인 66.4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위기’를 △매우 안정(1∼20) △비교적 안정(21∼40) △보통(41∼60) △비교적 위기(61∼80) △심각한 위기(81∼100)로 분류했다.
보고서는 사회위기수준을 끌어내리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중산층 보호를 위해 소득세와 자동차관련세금 등을 경감하며 △최저생계비를 지원할 대상을 늘리고 지원도 강화하도록 제안했다. 또 국민연금 의료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금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강력한 개혁추진 △공무원의 부패 척결 △정책예고제 실시 △범죄와의 전쟁선포 등을 제안했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