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파행운행 우려…노사「구조조정」대립

  • 입력 1999년 4월 11일 19시 42분


서울지하철공사 노조가 19일 전면 파업 돌입에 앞서 이번주 초부터 단계적으로 투쟁의 수위를 높일 예정이어서 서울 지하철 1∼4호선 운행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노조는 12일부터 ‘본업외의 지시 거부 투쟁,’ 15일부터 배차 간격 준수 등 이른바 ‘준법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울지하철 노사대립은 해마다 되풀이 돼온 일이지만 예년의 ‘정치적 쟁점’과는 달리 올해는 구조조정 문제가 걸려있어 노사협상이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이다.

공사측과 노조가 가장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부분은 인력감축 문제.

공사측과 상급기관인 서울시는 “2001년까지 단계적으로 현 정원 1만1천4백92명을 9천4백14명으로 줄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측은 “감축인원 중 일부는 내년 개통예정인 6∼8호선에 배치하고 나머지는 정년퇴직 등으로 자연감소하게 돼 실질적인 퇴출인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서울시는 권한과 책임이 본사에 집중돼 있고 현업은 세분화된 비효율적 중층(重層)구조인 지하철공사의 조직 체계를 축소 개편하고 역무분야의 근무체제도 4조3교대제에서 3조2교대제로 바꿀 계획이다.

이같은 구조조정안에 대해 노조측은 “현재도 인원부족으로 안전문제가 우려된다”며 “감원은 커녕 근무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여 1천4백명을 증원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지하철공사는 서울시 산하 6개 공기업 중 유일하게 구조조정에 관한 노사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기홍기자〉i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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