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 PC통신 언어폭력 「무방비」

  • 입력 1999년 2월 2일 19시 28분


얼마전 미국 최대의 PC통신회사인 아메리카온라인(AOL)이 “온라인 예절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일부 토론방을 한때 폐쇄한 조치는 온라인상의 언어폭력에 대해 미국이 어느정도 엄격한지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국내 PC통신업체들의 ‘감시능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1천5백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 미국 PC통신시장의 42.6%를 점하고 있는 AOL은 ‘공동체의 질서 유지’를 위해 네티즌의 글을 감시하는 1만4천여명의 자원봉사자를 운영한다. 감시요원 1명당 가입자수는 약 1천71명으로 가입자 전체가 동시에 접속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감시능력을 갖춘 셈이다.

가입자가 5백만∼6백만명인 국내 PC통신업체들의 수준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1백47만명의 국내최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천리안의 경우 네티즌의 글이 예절에 어긋나는 지를 감시하는 직원수는 단 3명.

다른 업체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입자가 1백25만명인 하이텔은 12명의 커뮤니케이션팀과 10명의 아르바이트 재택근무자들이 각각 ‘낮’과 ‘밤’을 책임지는 시스템이지만 하루평균 2만여건의 글이 실리는 게시판을 비롯해 토론방 대화방 등을 일일이 감시하기에는 턱없이 버거운 실정. 유니텔(1백18만명) 나우누리(93만명) 넷츠고(44만명) 채널아이(31만명) 등도 모니터요원수가 각각 11∼20명에 불과하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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