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받고 「쉬쉬」 압수품「슬쩍」…밀수수법 빰치는 세관비리

입력 1998-11-04 19:15수정 2009-09-24 20:5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국회 재경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4일 6개 지방세관 국정감사에서 세관원들의 비리 실태를 소개하며 대책을 추궁했다. 대표적인 유형은 ‘밀수봐주기’. 부산세관 P씨 등은 작년 12월 참깨 2백여t 밀수입을 묵인하고 1인당 1천5백만원씩 받았다.

서울세관 K씨는 2월 금괴 밀수출이 당국에 적발되자 이 사실을 범인들에게 알려 사전 도피를 도왔다. 군산세관 K씨는 참깨 밀수혐의자의 도주를 위해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빌려주기까지 했다.

용당세관 W씨는 97년3월 아예 밀수 수익금을 나누기로 업자와 동업계약을 하고 컨테이너 6개 분량의 참깨를 들여오다 덜미가 잡혔다.

‘압수물품 빼돌리기’는 고전적 비리 유형에 속한다. 96년5월 화물선 선원이 참깨를 밀반출하려다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세관 C씨 등은 이 참깨를 보세구역 밖으로 슬쩍 빼돌리려다 들통이 났다.

포상금을 횡령한 세관원도 있었다. 서울세관 J씨는 관세사범 제보가 들어오면 다른 사람 이름으로 포상금을 받는 수법으로 12차례에 걸쳐 8백24만원을 횡령했다. 같은 세관의 P씨는 수입금지품목인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치 중고품을 여러 부품으로 분리해 수입품목으로 위장해준 뒤 1억3천만원을 챙겼다.

자기들끼리 물고 물리는 경우도 있었다. 작년 6월 참깨 밀수를 봐준 동료를 협박해 1천만원을 뜯은 울산세관 S씨가 여기에 해당된다.

한나라당 김재천(金在千)의원은 “작년부터 지난 9월까지 지방세관 자체 징계가 69건에 이르나 형사처벌된 사례는 거의 없다”면서 “관대한 처벌이 또다른 비리를 낳는 주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