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에 한국을…(下)]韓·페루의료센터 문장호박사

  • 입력 1998년 11월 2일 19시 30분


페루 카야오시에서 ‘독토르(Doctor) 문’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곳의 한―페의료센터 제1병원에는 ‘정확하고 친절한’ 한국인 의사 문장호박사(43)의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아침8시부터 길게 줄을 잇는다.

문박사가 처음 이곳에 온 것은 93년. 페루 앞바다의 황금어장을 찾아 조업하는 한국 선원들을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소속 비뇨기과 전문의로 파견됐지만 의료진이 부족한 현지사정 때문에 비뇨기과 외과는 물론 내과 진료까지 한다. 문박사의 역할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주말이면 페루의 수도 리마변두리의 빈민촌들을 찾아 무료 순회진료를 해오고 있다.

그가 근무하는 제1병원은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대통령의 한국방문을 기념해 93년 우리정부가 건설해 기증한 병원.

한국의 의료기기와 의료진의 활동에 힘입어 이 병원은 카야오시 40개 보건소 가운데 진료실적이 가장 뛰어난 보건소로 알려져 있다.

2년간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두번이나 기간을 연장해 5년째 페루에 머물고 있는 문박사는 “의료활동은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하는데 페루는 정말 ‘인술’을 필요로 하는 곳이어서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진료를 자꾸 돈과 연관시키게 돼 ‘적성’에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페루에는 문박사 외에도 코마스지역 제2병원에 치과전문의 김일경박사(63)와 김숙기간호사(28), 아마존밀림 입구 이키토스시의 제3병원에 협력의사 최성현씨(30·가정의학)와 조영문간호사(29)가 일하고 있다.

한편 KOICA의 최대 수원국(受援國)인 중국에는 상하이 한국어훈련센터와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한중언어직업학교 등에 14명의 한국 봉사단이 일하고 있다. KOICA는 중국경제인 한국연수, 후난(湖南)성의 광물조사 등 다각적인 원조사업을 통해 한중친선과 경제교류에 이바지하고 있다.

〈카야오(페루)·웨이하이(중국)〓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