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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8월 4일 1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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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경남 남해군 설천면 남해대교 밑 해안에서 발견된 시신 2구는 경남 산청군 삼장면 대원사 계곡에서 함께 실종됐던 전홍자씨(32·마산시 양덕2동)와 전씨의 올케 김명희씨(30·창원시 도계동)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전씨가 언니 오빠와 올케 김씨의 가족 등 일가친척 11명과 함께 4박5일 일정으로 지리산 대원사 계곡을 찾은 것은 지난달 29일. 전씨 등 어른 6명은 폭우가 쏟아진 1일 새벽, 위험을 직감하고 먼저 아이들(6명)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킨 뒤 텐트를 걷기 위해 다시 계곡으로 내려갔다가 전씨와 전씨의 언니, 올케 김씨 등 3명이 그만 급류에 휩쓸렸다.
대원사 계곡물은 진주 수곡리 덕천강을 거쳐 진양호로 흘러들고 진양호 물은 남강댐에서 두 줄기로 갈라져 사천 앞바다나 남강으로 흘러들게 된다. 또 사천만에서 전씨와 김씨의 시체가 발견된 남해군 설천면까지는 바닷길 20여㎞.
이처럼 수차례 갈림길이 있었으나 이들은 진양호를 거쳐 사천만, 남해에 이르기까지 ‘맞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구조대 관계자들도 75㎞를 함께 떠내려온 것은 “한마디로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말했다.
전씨의 남편 황삼주씨(41)는 “나이 차이가 적어서 그런지 두 사람은 주변에 소문이 날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저승에서도 함께 지낼 수 있도록 공원묘지에 나란히 묻기로 했다”며 울먹였다.
〈남해〓강정훈기자〉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