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최원석씨 출국금지…수로공사대금 수백만달러 유용혐의

  • 입력 1998년 6월 9일 06시 24분


동아그룹 최원석(崔元碩)전회장이 리비아대수로 공사 대금 중 수백만달러를 개인 계좌에 넣어 해외로 빼돌린 혐의가 검찰에 포착돼 출국금지 조치됐다.

검찰은 8일 “최전회장이 리비아 대수로 1,2차 공사대금 중 상당액을 개인계좌에 입금시킨 뒤 미국 등 해외로 빼돌린 사실이 확인돼 6개월간 출국금지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본보 취재진의 확인 결과 최전회장은 법무부에 의해 5월21일자로 출국금지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의 이같은 조치는 사정당국이 부실기업주와 정치인 공직자 등에 대해 대대적인 사정방침을 밝힌 가운데 재벌 총수에 대해 처음으로 취해진 출국 금지 조치여서 주목된다.

검찰 관계자는 “최전회장이 빼돌린 돈은 수백만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말해 이 부분에 관한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됐음을 시사했으나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최전회장은 개인계좌로 빼돌린 돈 중 일부를 자신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인물’의 가족에게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최전회장에 대한 전면 수사는 그가 경영권과 주식을 포기한 점과 현재 협상이 진행중인 리비아 대수로 3차공사 수주문제 등을 고려해 신중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지검은 환경운동연합이 동아건설의 김포매립지 용도변경 시도를 문제삼아 최전회장에 대해 공유수면매립법과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을 조사부에 맡겨 수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최전회장의 출국금지 조치는 최근 사정당국이 과거 정권과 유착돼 부실경영으로 국민에게 큰 손해를 입힌 기업 오너들의 비자금 조성 및 정 관계 로비, 회사자금 횡령 등에 관한 광범위한 내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힌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정훈·조원표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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