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보험들고 죽어라』 자살강요 채권자 4명 영장

  • 입력 1998년 4월 4일 06시 36분


채무자를 생명보험에 들게 한 뒤 자살하라고 강요하는 기막힌 ‘채권확보’수법이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3일 채무자를 6개월간 끌고 다니며 생명보험에 가입하도록 한 뒤 보험금을 타기 위해 자살을 강요한 혐의로 학원강사 조보희(趙保熙·43·대전 유성구)씨 등 4명에 대해 ‘위계 등에 의한 촉탁살인 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 등은 지난해 충남 서천군에 폐기물공장을 신축중이던 C업체 대표 장모씨(63)에게 빌려준 4천9백여만원을 못받게 되자 장씨를 위협, 4개의 생명보험에 가입시키면서 보험금 5억여원을 자신들이 받을 수 있도록 자살을 강요했다는 것. 경찰조사결과 조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장씨를 군산 대구 등지로 끌고 다니며 폭행하고 12월 중순부터는 서울 강동구 천호3동 S아파트의 방 한칸을 빌려 감금하기도 했다.

조씨 등은 “일요일에 사망하면 보험금도 2배가 나오니 일요일을 택해 자살하라”고 독촉하는가 하면 장씨 명의의 공장 부지에 대한 양도증서를 쓰게 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조씨 등의 협박을 견디다 못한 장씨는 지난달25일 오후6시경 중부고속도로에서 시속 1백70㎞로 차를 몰아 트럭과 충돌하려다 실패하는 등 두차례에 걸쳐 자살을 기도한 사실도 밝혀졌다.

〈권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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