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나무도 「사춘기」겪는다』…가뭄등에 스트레스 받아

  • 입력 1998년 3월 28일 08시 11분


‘과일나무도 사춘기를 거치고 때론 스트레스를 받는다.’

농촌진흥청에서 3년동안 각종 과수의 생육을 연구한 전남대 원예학과 김월수(金月洙)교수는 과수와 사람의 성질이 비슷하며 똑같은 성장과정을 겪는다는 이색적인 주장을 내놨다.

김교수는 최근 전남 나주시청에서 열린 ‘나주배 토론회’에서 사람의 청소년기에 사춘기가 있듯이 배나 사과나무 등도 7∼8년생에서 웃자람 현상이 나타나 결실이 줄어드는 ‘말썽기’또는 ‘반항기’를 겪는다고 밝혔다.

사람의 관상처럼 과일나무도 수상이 있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재목(材木)’인지 여부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는 게 김교수의 주장.

김교수는 과수가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예를 3가지로 꼽고 있다.

수분이 부족할 때 과실 줄기 잎이 서로 물을 빨아들이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흡착력이 가장 약한 과실이 피해를 보고 장마철에는 수분을 뿜어내는데 한계를 느낀 뿌리가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것.

또 7,8월의 무더위 때는 사람들이 짜증을 내듯이 잎도 광합성 작용을 중단해 과실의 맛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교수는 “그동안 과수를 관찰하면서 그 성질과 질병유형이 사람과 너무 비슷한 점이 많아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책으로 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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