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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3월 23일 0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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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씨의 수술을 집도한 가톨릭의대 김인철(金仁哲·60·외과)교수는 이날 오전9시 기자회견을 갖고 권씨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
김교수는 “맥박이 전날 분당 1백20회 정도에서 1백회 이하로 떨어지는 등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면서 “23일부터는 미음 등 음식도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응급실 인턴 천모씨(25·여)는 “권전부장 도착 직후 검사 3명이 환자이름을 무명남(無名男)으로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그 순간 권전부장이 눈을 뜨고 ‘난 권영해다’고 말할 정도로 의식이 뚜렷했다”고 설명.
천씨는 또 혈액형을 묻자 권전부장은 “B형”이라고 대답했고 ‘언제 그은 거예요’라는 질문에는 “4시 좀 못돼서”라고 말했다는 것.
○…이날 오전 권씨가 입원중인 6010호 병실에서 검찰측에서 권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전 미리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보이는 쪽지가 발견돼 취재진이 한때 긴장. 병실근처 휴지통에서 발견된 쪽지에는 ‘11시경 김인철 과장, 영장청구될 경우 본인한테 문제가 있을 것인지. 영장청구…. 가족 및 기자 접근금지’라고 적혀 있었으며 이후 한동안 병원에서는 권씨에 대한 검찰의 영장청구가 임박했다는 말이 떠돌기도.
○…권씨는 21일 밤 10시20분경 잠들어 22일 오전7시경 일어날 때까지 두차례 가량 뒤척이며 잠이 깨 신경안정제를 투여한 외에 대체로 숙면을 취했다고 의료진이 전언. 이날 밤 병실에는 부인 김효순(金孝淳·57)씨와 조카로 알려진 20대 남자, 검찰직원 3,4명이 함께 밤을 새우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
권씨의 병실은 15평 규모로 응접실과 화장실 주방 등이 갖춰진 최고급 병실로 하루 비용은 41만8천8백원 가량.
○…김원치(金源治)남부지청장은 22일 권전부장의 자해소동과 관련한기자회견을갖고 “권전부장이 의도적이든 순간적이든 이같은 불상사를 일으켜 수사에 막대한 지장을 준 것은 유감”이라고 비난.
○…김지청장은 “일부에서 권전부장이 자해하는 것을 막지 못한 책임을 검찰에 돌리며 수사팀이 수사의 ABC도 모르는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법률적인 무지의 소산”이라며 한동안 법률강의를 진행.
김지청장은 “자진출두한 피의자는 본인의 동의없이 신체와 소지품 수색을 못하도록 돼있다”며 “전임 안기부장의 명예와 인격을 존중해 수색을 안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 김지청장은 그러나 “권전부장을 한번도 안재웠느냐”는 질문에는 잠시 머뭇거리다 “밤샘수사를 했다”며 불법사실을 시인.
○…권전부장은 검찰에 출두해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대북연계 활동이 지나치다고 판단, 그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윤홍준(尹泓俊)씨의 기자회견을 묵인했다’는 내용의 A4용지 한장짜리 해명서를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창렬(全昌烈)변호사는 “권전부장은 대선 전 북한에 줄을 대려 한 정치인들을 검찰에서 거론할 경우 정치권에 일파만파의 파장이 올 것을 우려, 해명서로 대신하려 한 것 같다”고 전언.
검찰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권전부장이 해명서를 써온 것은 사실이지만 자기변명에 불과하다고 판단, 수사팀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경달·부형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