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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3월 6일 2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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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된 아이를 옆에 두고 한가롭게 저녁 준비를 하던 주부 민종심(閔種心·27·서울 강동구 천호동)씨 집에 흉기를 든 강도가 침입한 것은 5일 오후 5시50분경.
“동사무소에서 인구조사를 나왔다”는 전과 7범 정환섭(鄭丸燮·25·무직)씨의 말에 속아 문을 열어준 민씨는 흉기를 들이대고 돈을 요구한 정씨에 의해 안방으로 끌려들어갔다.
민씨는 한 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다른 한 손으로 현금 5만9천여원과 카드 석장이 든 지갑을 받아들던 범인이 잠시 한눈 파는 사이 기민하게 흉기(길이 30㎝)를 든 범인의 손목을 양 손으로 움켜잡았다.
민씨는 상처를 입으면서도 흉기를 빼앗았고 곧장 “강도야!”를 외치며 문밖으로 내달았다. 당황한 강도는 마루에 누워있던 민씨의 아이를 안고 도망을 치다 마침 이 지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때문에 잠복근무중이던 형사 2명의 추격을 받기 시작했다.
집에서 1백여m 지점에 아이를 내려놓고 복잡한 천호동 시장 골목으로 뛰어든 강도는 4백여m를 더 뛰어가다가 “강도 잡아라”는 외침을 들은 주부 박모씨(35)와 마주쳤다.
박씨는 주저없이 달려가던 범인의 뒷덜미를 잡아채 바닥에 쓰러뜨렸다. 곧바로 도착한 형사들에 의해 수갑이 채워졌다. 민씨는 “아이가 다칠까봐 나도 모르게 용기를 낸 것”이라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그러나 흉기를 든 강도 등에 부녀자가 맞대응하는 것은 위험천만이라는 경찰의 경고도 있다.
〈이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