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선거계절,與「民願몸살」…당사앞 연일 집단농성

  • 입력 1997년 8월 15일 20시 22분


대통령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집권여당인 신한국당에 「민원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 여의도 신한국당사 앞에는 매일같이 집단민원을 해결해달라고 요구하는 집단농성이 1,2건씩 열리고 있다. 뿐만 아니다. 개별 의원들에게도 지역민원을 해결해달라는 요구가 갈수록 거세져 의원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화곡동 새마을운동 중앙본부 대회의실.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 등 당직자들과 새마을중앙협의회 회장단이 마주 앉았다. 이 자리에서 새마을중앙협의회 회장단은 여당 후보인 이대표에게 『새마을협의회가 우리 사회를 위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데도 소외당하고 있다』며 민원성 발언을 했다. 石鍾潤(석종윤)중앙협의회장은 『3백만 새마을 가족이 이대표 곁에 몸과 마음이 모일 수 있도록 새마을 운동을 확고하게 지원해주기 바란다』고 거듭 간청했다. 李政恩(이정은)부녀회장은 더욱 노골적인 표현을 써가면서 이대표에게 『지지난해부터 새마을협의회를 「관변단체」 혹은 「정부의 시녀」라고 비난하더니 아예 지방비 보조를 끊어버렸다』면서 『(새마을협의회와 같이)큰 단체를 이렇게 소외시킬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대표는 『「하면 된다」는 새마을 운동의 정신은 예나 지금이나 같지만 새마을 운동의 형태는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대표는 이들의 거듭된 지원확대 요구에 마지못해 『정부에서도 충분히(지원확대 문제에)마음을 쓰게 될 것』이라고 답변할 수밖에 없었다. 같은 날 오후 여의도 신한국당에서 이대표와 만난 張泰玩(장태완)향군회장도 오는 9월2일 기공식을 갖는 향군묘지조성 사업에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물론 이대표는 이 지원요구에 대해서도 일단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할 도리밖에 없었다. 최근 당사앞에서 연좌농성을 한 집단민원 사례는 연쇄부도위기에 처한 기아협력업체들의 자금난 해소요구, 위천공단 설립문제, 시화호 오염문제, 삼미특수강 해고근로자 복직문제, 유림의 동성동본혼인 반대 등 그 종류가 다양하기 이를데 없다. 또 그린벨트 완화민원, 심야영업 완화민원 등 선거때만 되면 단골로 제기되는 집단민원도 이미 당 민원국에 제기돼 있는 상태다. 현재 당 정책위와 민원국은 대선에 대비, 꼭 해결해야 할 정책민원 사항을 챙기느라 여념이 없다. 이들 정책민원 가운데 예산지원이 필요한 사항은 올 정기국회에서 예산에 반영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한 정책위관계자는 말했다. 각 의원들에게도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민원이 몰리고 있다. 한 의원은 『대선이 다가오면서 지역구의 관심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예결위원이나 내무장관에게 전화할 일이 잦다』면서 『우리 지역구의 현안해결을 위해 돈을 따내느라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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