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선거자금 수십억 받아』…두양-해태회장 조사

  • 입력 1997년 5월 1일 09시 16분


金賢哲(김현철)씨가 지난 92년 대통령선거와 95년 지방자치단체선거, 96년 총선을 앞두고 학연이나 친분관계가 있는 중견기업인들에게서 수십억원을 받아 선거지원금 등으로 사용한 사실이 30일 밝혀졌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沈在淪·심재륜 검사장)는 최근 두양그룹 金德永(김덕영)회장과 해태그룹 朴健培(박건배)회장 등을 소환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회장은 『대선을 앞둔 92년 가을 경복고 동기모임에서 8억∼9억원을 거둬 동기회 총무가 고교후배인 현철씨에게 전달했다』며 『해태그룹 박회장은 2억원, 나는 1억원을 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김회장은 지난해 2월에는 동문들이 모두 20억원을 거둬 4.11 총선에 출마한 동문후보와 현철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김회장이 6.27 지자체선거를 앞둔 지난 95년4월에는 롯데호텔 객실에서 현철씨를 만나 개인적으로 3억원을 준 사실을 밝혀내고 당시 김회장은 장인인 梁正模(양정모)전국제그룹 회장과 신한종금 소유권문제로 소송이 진행중이었던 만큼 청탁이 있었는지를 조사중이다. 김회장은 95년3월말경 李晟豪(이성호)전대호건설 사장한테서 『현철씨가 지자체선거 때문에 돈이 많이 든다』는 말을 듣고 경복고 총동문회 간부와 함께 현철씨를 만나 돈을 주었다고 검찰에서 밝혔다. 이와 관련, 경복고 총동문회 관계자는 『동문회 차원에서 돈을 거둬 현철씨에게 주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기업체를 운영하는 동문들이 개별적으로 돈을 줬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해태 박회장측도 현철씨에게 돈을 준 사실을 부인했다. 검찰은 이날 라인건설 삼정건설 태양생명 등 3개 업체에서 8억7천만원을 받은 심우 대표 朴泰重(박태중)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 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거평그룹에서 10억원을 받은 디즈니여행사 대표 金熙燦(김희찬·37)씨도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한편 거평그룹 羅善柱(나선주)기획조정실장은 지난 94년8월 중순 현철씨를 찾아갔을 때는 민방선정에서 이미 탈락한 뒤였으며 현철씨가 민방심사 결과를 미리 알고 있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이수형·하종대·조원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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