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기자] 지난 14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지검과 지청 차장검사 회의에서는 원래 토의주제였던 구속영장실질심사제 문제뿐만 아니라 최근 한보특혜대출비리사건 수사문제와 관련한 검찰의 위기상황에 대해서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회의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법원의 일방적인 독주를 성토하는 것이 주류를 이루었다.
차장검사들은 각자가 맡고 있는 지검 지청에서 있었던 사례들을 들어가며 새 인신구속제도의 시행과정에서 법원이 법에도 없는 일을 하는가 하면 수사절차상의 문제까지 간섭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특히 법원이 형사소송법에서는 예외적으로만 하도록 돼 있는 구속전 피의자심문을 실제 시행과정에서는 90%에 가까운 피의자에 대해 심문하고 있는데 대해 강한 불만들이 터져나왔다.
회의에 참석한 차장검사들은 하나하나의 주제마다 앞다퉈가며 서로 발언권을 얻어 다른 차장검사의 의견을 정면으로 공박하는 등 검찰 내부회의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 차장검사는 『형사소송법을 개정해 구속전 피의자심문제도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토론과정에서 법원에 대한 성토뿐만 아니라 검찰내부에 대한 자체비판도 흘러나왔다.
일부 차장검사는 『일선검사들 사이에서 대법원이 형사소송규칙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킬 때 대검에서는 뭘했나라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며 일선검사들의 불만을 전달하면서 간접적으로 대검수뇌부를 비판했다.
이처럼 법원은 물론 대검에 대한 비판까지 제기된 것은 최근 한보사건 수사로 검찰이 큰 불신을 받고 있는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영장실질심사제로 검찰의 위상이 낮아진데 따른 검찰내의 심각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검찰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물론 한보사건 수사와 金賢哲(김현철)씨 수사문제가 이날의 공식회의석상에서 정식 문제로 제기되지는 않았지만 식사시간이나 휴식시간에 참석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검찰의 위기상황과 위상재정립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털어놓으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