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협상 연장안팎]여야 모두 불만…『늦추는게 낫다』

  • 입력 1997년 2월 28일 20시 24분


노동법개정「의견조율」
노동법개정「의견조율」
여야는 노동관계법 시행일(3월1일)을 하루 앞둔 28일 오후 늦게까지 단일안 협상타결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결국 최종 타결에 실패, 오는 8일까지 협상기간을 연장키로 했다. ○…28일 오전까지만해도 복수노조와 정리해고 등 몇몇 핵심쟁점을 놓고 여야간에 상당부분 접점을 찾아 타결전망이 밝았다. 그러나 여야는 미합의 쟁점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타결을 미루기로 했다. 최종타결에서 실패한 주된 이유는 잠정 합의사항에 대한 당안팎의 거센 비난 때문이었다. 특히 노동관계법 검토소위 여야 위원들이 합의내용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기한연장을 강력히 건의했다는 후문이다. 협상이 여야 정책위의장 등 당지도부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이루어졌고 당내 기류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사실 이날 오전까지 마련된 잠정 합의사항은 신한국당의 李相得(이상득), 국민회의의 李海瓚(이해찬)정책위의장과 陳稔(진념)노동부장관간의 막후 담판을 통해 이루어졌다. 여야의 검토소위 위원들은 27일 밤 몇몇 이견이 없는 쟁점들만 합의한 채 자정이 넘도록 말싸움만 계속했다. 그러나 李肯珪(이긍규)국회환경노동위원장 중재로 진노동부장관과 이국민회의정책위의장이 밀실담판을 벌인 끝에 오전 3시경 「정리해고제를 근로기준법에 명문화하되 시행을 2년 유보한다」는 절충안이 마련됐다. 절충안이 마련되면서 협상은 순항을 예고하는 듯했다. 그러나 해고요건 합의내용을 놓고 국민회의측이 『여야간 해석이 다르다』며 합의무효를 선언, 한때 협상이 좌초할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노개위 공익안에 따라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만 규정한 것이라는 야당측과 단독처리 개정법안이 규정한 해고사유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라는 여측이 팽팽히 맞선 것. 결국 여야는 공익안을 따라 「기업의 양도 인수 합병도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보되 양도 인수 합병을 방지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선으로 절충했다. ○…정리해고제 시행유보와 복수노조 등에서 다소 양보를 얻어낸 야당측은 대체근로제와 변형근로시간제 등에 신축적으로 대응하는 대신 노동계가 삭제를 요구하는 「독소조항」에 대한 협상에서 실익을 챙기려 했다. 진장관과 이의장 사이의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병원 은행 시내버스 등을 필수공익사업에서 제외하는 문제와 해고근로자의 조합원자격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서 결국 미합의 쟁점들을 金守漢(김수한)국회의장이 주재하는 여야 정책위의장과 원내총무 연석회의로 넘겼다. ○…그러나 28일 오전 9시로 예정됐던 여야 당직자 연석회의는 오후 2시로 연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노조전임자 임금지급금지에 따른 임금보조를 위한 기금조성 방안과 직권중재대상 공익사업의 범위를 놓고 여야가 막판 「밀고당기기」를 벌인 때문이었다. 특히 이의장은 『협상에서 얻은 게 거의 없다』는 안팎의 거센 반발 때문에 곤혹스러운 입장이 되기도 했다. 그러자 이의장은 『별다른 실익이 없는 단일안이라면 1주일 정도 연기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한발을 뺐다. 신한국당측도 『야당이 더이상의 것을 요구한다면 합의가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결국 국회의 책임을 방기한 데 대한 비난은 여야 모두가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야당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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