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할 수 없다」.
사회단체와 법조계, 일반시민은 19일 검찰의 한보사건 수사발표에 대해 이번 사건의 「몸통」인 외압의 실체를 밝히지 못했다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사무총장 兪在賢·유재현)성명서〓5조원에 이르는 대출금 중 6천7백억원의 비리만 포착하고 인허가 관련자에 대해 손도 못댄 것은 사건을 축소하려고 한 것처럼 보인다. 대통령의 용단으로 성역없는 재수사를 해야 한다.
▼참여민주사회연대(공동대표 金重培·김중배)성명서〓정치적 각본에 따른 짜맞추기 수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 이번 사건을 통해 정경유착의 부패구조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수사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金璿·김선)성명서〓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 총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몇몇 인사들의 개인적인 비리조사만으로 이 사건을 종결하는 것은 실제 배후에 면죄부를 주는 또다른 범죄행위다. 이 사건 수사의 핵심은 한보그룹에 천문학적 액수의 부실대출을 해 준 경위와 불법적인 압력을 행사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낱낱이 밝혀내는 것이다.
▼裵鍾大(배종대)고려대 법대교수〓검찰의 수사로 사건의 총체적 진실이 다 밝혀진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결과를 국민이 과연 신뢰할 것인지는 부정적이다. 국민은 이번 사건을 한보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정한 돈을 한푼도 받지 않겠다」고 공언한 문민정부 자체의 문제로 인식, 총체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車炳直(차병직)변호사〓검찰이 洪仁吉(홍인길)의원정도를 주범으로 수사를 마친 것은 처음에 우려했던 대로 엄청난 외압의 실체는 밝히지 못하고 수사를 중간에 그만 둔 것이다. 이제라도 특별검사제를 도입하거나 그것이 절차상 안된다면 공정하게 수사를 할 만한 인물을 선정, 나머지 수사과정에 참여시켜야 조금이라도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尹世埈(윤세준)연세대 경영학과교수〓이번 사건의 철저한 규명을 통해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를 바랐는데 아쉽다. 검찰의 형식적인 수사로 국민의 상처가 깊어져 우리 사회의 분열이 가속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金盛根(김성근)서울신림여중교사〓학생들에게 앞으로 잘못된 과거는 더이상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金謹直(김근직·택시운전사)씨〓이번 수사는 어차피 처음부터 틀을 짜놓고 시작한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구속된 사람들도 희생양에 불과하다는 느낌이다.
〈서정보·정위용·신석호·신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