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이 검찰조사에서 5천만원을 주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일부 신문에 보도된 신한국당 金德龍(김덕룡)의원이 10일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정치음모설」을 제기,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김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의자인 정총회장의 진술이 확인되지도 않은 채 언론에 유포된 것이 해괴하고 황당하다』며 음모설을 제기했다. 김의원이 이같이 주장한 직접적인 동기는 이날 자신과 함께 돈을 받았다고 보도된 사람들의 면면 때문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신한국당의 朴鍾雄(박종웅)의원은 김의원 계보로 분류되며 朴成範(박성범)의원은 정치입문과정에서 김의원의 도움을 받았고 文正秀(문정수)부산시장도 김의원과 가까운 관계다. 즉 김의원은 누군가 자신을 조직적으로 음해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김의원은 이날 음해세력이 누구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사안의 성격상 민주계를 지칭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되고 있는 검찰수사과정에서의 정총회장 진술이 유출됐다면 권력핵심부의 개입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분석에서다.
관계(官界)내 「반(反)김덕룡세력」의 작품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현정부 출범후 「인맥가꾸기」에 가장 열심인 사람이 김의원이었다는 시각에서다. 호남출신인 김의원의 의욕적인 대선도전행보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신한국당내 민정계 또는 야권의 공작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어쨌든 김의원의 「정치음모설」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 신한국당의 洪仁吉(홍인길)의원이 제기한 「깃털론」과 함께 신한국당 민주계내의 이상기류를 보여주는 징후다. 이들 두 의원의 발언에서 자신들이 검찰수사의 표적이 되고 있는데 대한 불만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林彩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