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鄭榕均기자】세계적인 「옥수수박사」로 노벨상후보에 네차례나 추천된 경북대 농학과 金順權(김순권·51)교수의 실험농장에 도둑이 들어 신품종 개발용 옥수수 5백종을 모두 흠쳐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8일 김교수에 따르면 지난 7일경 대구 경북대 구내 육종 비닐하우스(2백50평)에서 재배중인 옥수수 1천여 포기에 달려 있던 옥수수 3천여개가 몽땅 없어져 지금까지의 연구성과가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도난당한 옥수수는 김교수가 지난 7월부터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전국에서 채집한 1백여종의 종자를 미국산 옥수수와 교배시켜 개발한 품종으로 지난 7월부터 이 농장에서 재배해 수확을 눈앞에 둔 상태였다.
김교수는 도난당한 옥수수를 이번 주중에 수확한뒤 우수한 종자끼리 교배시켜 심는 과정을 반복, 재래종 옥수수(길이 10㎝가량)에 비해 수확량이 5배나 되는 길이 25㎝ 가량의 「슈퍼옥수수」로 만들어낼 계획이었다.
김교수는 『신품종 개발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종자를 잃어버려 앞으로 이를 딴곳에서 구하기도 어렵게 됐다』며 『누군가가 이를 보관중이라면 돌려주길 바란다』고 간절히 호소했다.
그는 『학교에서 옥수수 품종이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이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신품종개발용 옥수수라는 사실을 모르는 외부인이나 농민이 단순한 옥수수로 생각하고 훔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다수확 옥수수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92년부터 나이지리아 카메룬 등 아프리카국가와 미국의 하와이대에 의해 노벨평화상과 생리의학상 후보로 추천됐었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경북대 실험농장에서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즉각 수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