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빙판길 『교통 大亂』…제설 『늑장』 밤늦도록 마비

  • 입력 1996년 12월 1일 15시 57분


30일 새벽부터 내린 눈에 서울 시내가 밤늦게까지 교통대란을 겪었고 전국 여러 곳에서 폭설로 차량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6시경 서울 동작구 남태령 고개는 빙판길로 변한 언덕을 넘지 못한 승용차들이 길가에 차를 세워두거나 차를 돌리느라 북새통을 이뤄 평소 10분 걸리던 과천∼사당동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또 한남대교에서 경부고속도로 진입로와 올림픽대로 강변북로에서도 많은 차량들이 느림보 운행을 했고 시내 곳곳에서는 오지 않는 버스와 택시를 기다리느라 승객들이 추위에 떨었고 지하철은 평소보다 승객이 50%가량 늘어 출퇴근때 모두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밤 서울강남고속터미널과 남부터미널 등에서는 지방으로 다시 내려갈 버스가 올라오지 못하는 바람에 상당수 승객들이 애를 태우기도 했다. 한편 전날 눈이 내리겠다는 예보대로 이날 오전 4시경부터 1시간반 동안 3.5㎝의 눈이 내렸으나 서울시 각 구청과 건설사업소가 제대로 대비를 하지 않아 출근길이 빙판으로 변한 오전 7시가 넘어서야 출동하는 등 제설작업의 허점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이날 아침 서울과 인접도시 등 수도권 도로 곳곳에서 출근길 차량들이 아예 멈춰버려 1∼4시간씩 지각하는 사태를 빚었다. 서울 남산 1,3호터널 앞도 오전 6시부터 차량들이 뒤엉켜 혼잡통행료 2천원을 내기 위해 차량행렬이 1㎞까지 늘어나자 시민들은 『눈도 제대로 치우지 않고 무슨 혼잡통행료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삼성동 종합전시장에서 열린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나간 청와대∼세종로∼3호터널∼반포대교∼올림픽대로 구간은 오전 일찍 제설작업이 끝났다. 김포국제공항은 활주로에 눈이 쌓여 오전 6시15분 미국 댈러스에서 떠나 도착할 예정이던 대한항공 015편이 제주공항으로 돌아가는 등 오전 10시 경까지 46편의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기가 회항하거나 결항했다. 차량 사고도 잇따라 이날 오후 2시10분경 강원 춘천시 동내면 학곡리 일명 잼버리 외곽도로에서 그레이스 승합차(운전자 신건영·32)와 스포티지 승용차(운전자 정인환·29)가 정면충돌,승용차에 타고있던 정인숙씨(22·여)와 박정신씨(38·회사원) 등 2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정씨가 중상을 입었다. 또 이날 오전6시경 전남 순천시 서면 남해고속도로 상행선 회덕기점 2백52㎞ 지점에서 크레도스 승용차(운전자 허성춘·36)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8m 언덕 아래로 굴러 운전자 허씨의 어머니 강순금씨(63) 등 2명이 숨지고 허씨 등 3명이 중상을 입었다. 〈金熹暻·田承勳·丁偉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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